2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정문 앞으로 차들이 지나가고 있다. 한겨레 김태형
우선 ‘국공립대 연합체제’는 서울대를 포함하는 현재의 국공립대를 하나의 대학체제로 묶어 공동학위제를 한다는 것인데,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통합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사립대까지 포함해 대학별 입시를 폐지하고 대학입학자격고사에 의한 입학과 국가학위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사립대가 80% 이상을 점하는 한국의 기형적인 대학체제에서 사립대를 끌어들이지 않고서는 온전한 개혁이 될 수 없고 성공 가능성도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언뜻 ‘국공립대 연합체제’가 포괄 범위가 넓은 것으로 보이지만, 실은 사립대를 포함하는 ‘국립대 통합네트워크’의 포괄 범위가 훨씬 더 넓은 것이다. 상위권 사립대 뜨는 부작용 막으려면 ‘국립대 통합네트워크’에서 사립대를 끌어들이기 위한 두 가지 핵심적인 제도적 장치는 개혁의 성패와 직결돼 있다. 하나는 국립대 통합네트워크에 속하는 대학에 무상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사립대를 유인하는 것이다. ‘반값 등록금’이 상당한 설득력을 가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무상교육은 강력한 유인이 되어 사립대를 공영제로 운영하는 끈이 될 수 있다. 다른 하나의 장치는 법학·의학·경영학·교육학 등의 전문대학원 체제를 국립대 통합네트워크에 연결시킴으로써 국립대 통합네트워크가 확실하게 메이저리그가 되게 하는 것이다. 이른바 명문대가 순수학문이 아니라 주로 법대·의대 등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울대가 없어지면 연고대가 더 뜰 것”이라는 등의 우려는 불식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부대적 조처로서 공무원 채용과 전문직 종사자의 국가면허 발급을 지역별로 할당하는 ‘지역균형 인재선발제도’가 결합되면 그 효과는 확실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아직 사립대를 포함하는 개혁안으로까지는 나아가지 못했으며, ‘국공립대 연합체제’를 받쳐줄 장치에 관해서도 태도가 불분명하다. 만약 ‘국공립대 연합체제’에 파격적인 재정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현재 학벌체제의 상위에 있는 사립대를 넘지 못하고 마이너리그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에서 말하는바, “어려움에 처해 있는 지방 국립대를 서울대와 같이 상향평준화해서 학벌 위주 사회와 과도한 입시경쟁·사교육비, 수도권 집중 문제, 입시 위주의 고교 교육 문제를 해소”하려는 목표와는 멀어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만약 ‘국공립대 연합체제’가 단순히 현재의 국공립대를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무상교육과 같은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되면, 비록 입시교육과 학벌체제 해소는 아닐지라도 그것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며, 빈사 상태에 빠진 지방 국립대를 소생시켜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나아가 이를 대학 평준화를 향한 첫 단계로 설정한다면 나중에 국립대 통합네트워크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단계적 접근이냐 과감한 개혁이냐 그러나 현재의 민주당이 사립대학은 제외하고 국공립대에 대폭적인 재정 지원을 하려는 확고한 의지가 있는가 하는 문제는 별도로 하더라도, 그렇게 할 때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는 사립대 세력의 반발을 정치적으로 무마할 수 있을까? 국립대 통합을 중심으로 하는 개혁안을 ‘서울대 폐지론’이라는 딱지를 붙여 협소한 논쟁으로 몰고 가는 우리 사회 학벌 기득권 세력의 저항과 이런 사립대 세력의 반발이 결합되면 개혁안이 좌초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대학체제 개혁을 실현하려면 학벌 기득권 세력의 저항을 넘어설 수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국공립대 연합체제’에서처럼 단계적으로 접근할 것인가, 아니면 ‘국립대 통합네트워크’에서처럼 처음부터 사립대를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전면적으로 접근할 것인가 하는 전략적 선택이 중요한 문제다. 예상되는 사립대 세력의 반발을 무릅쓰고서라도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개혁 조처부터 시작할 것인가, 아니면 사립대를 포함하는 대학 평준화로 단번에 갈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