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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나는야 학교 설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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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8-1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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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붕괴’라는 말이 유행하는 요즘, 10대 여다함(17)군은 직접 학교를 만드는 보람에 푹 빠져 ‘열대’의 더위도 잊고 지낸다.

여군은 서울 영등포구 하자센터(서울시립 청소년직업체험센터)의 대안학교인 하자작업장학교 개설작업에 스탭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벌써 8개월째다. 올 9월4일 개교를 향해 매일같이 회의만 4시간씩 하는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저를 비롯한 10대 스스로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익히는 터전으로 만들어나가고 싶습니다.”

하자센터는 지난 1년간 10대 자퇴생이 중심이 된 하자꼴레지오(하자대학)라는 대안교실을 운영해왔다. 작업장학교는 그 경험을 바탕으로 구상한 실험학교이다. 하자센터쪽은 “혼돈의 시대에 10대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하고 배우는 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곳에선 칠판 앞에 줄지어 앉는 기존 학교의 수동적인 교육방식 대신 교사와 학생들이 조언자와 적극적 참여자로 상호작용하는 열린 방식을 택하게 된다. 또 영상, 시각, 음악, 웹 등 구체적인 작업과정에 참여해 그 결과를 포트폴리오로 만드는 작업을 통해 전문적인 능력을 갖추도록 돕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 3년 과정 중 첫해엔 인문, 경영, 정보과학, 문화예술, 외국어 등의 수업을 통해 기본적 소양을 쌓고, 그 바탕 위에서 2학년 전공프로젝트와 3학년의 인턴십프로젝트를 거치게 된다.

여군 스스로도 지난해 고교 2학년을 그만둔 자퇴생이다. “학교의 집단주의, 숨을 쉴 수 없는 분위기를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지난해 4월부터 꼴레지오에서 인문학을 공부해왔다. 작업장학교가 개교하면 2학년으로 편입해 본격적으로 사진공부를 할 계획이다.

그는 “지난 1년의 꼴레지오 활동은 내가 하고 싶은 말의 의미와 제대로 말하는 방법을 배우는 기회였다”며 “작업장학교가 꽉 짜인 학교교육의 틀을 벗어나 자유롭게 생각하고 소통하고 싶은 10대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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