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뢰르와 종숙의 거리
이주의 그분
등록 : 2012-05-22 15:45 수정 : 2012-05-25 13:22
플뢰르 펠르랭(39). 그의 이름 ‘플뢰르’는 프랑스어로 꽃이라는 뜻이다. 그는 5월16일 프랑수아 올랑드 정부의 중소기업·디지털경제장관에 임명됐다. 그의 또 다른 이름은 김종숙이다. 1973년 서울에서 태어나 여섯 달 만에 버림받은 그는 프랑스 원자물리학자와 주부였던 양부모에게 입양됐다.
한국계 인물로는 처음으로 외국 장관 자리에 오른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16살에 대학입학자격시험에 합격하고 17살에는 상경계 그랑제콜인 에섹(ESSEC)에 진학했으며,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국립행정학교(ENA) 등 최고 명문학교를 거쳤다. 26살 때부터 감사원에서 문화·시청각·미디어·국가교육 담당을 맡아 고위 공무원으로 근무했던 그는 2002년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의 연설문 작성을 도우며 프랑스 정계에 입문했다. 올랑드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는 정책 담당 등을 맡았다.
그의 부모는 고향을 잊지 말라며 호적에 한국 이름을 남겨뒀다고 한다. 그러나 현지 민영방송 <테에프1>(TF1)은 그의 입각 소식을 전하며 “펠르랭은 자신을 아시아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여성·젊음·다양성 등의 꼬리표를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소개했다. 사실 우리는 프랑스 정계에서 꽃이 된 한국계 입양인 소식에 미안함을 덧댄 박수를 보내지만, 정작 그에게 한국은 출생지 이상의 의미가 없는 공간일 수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