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10일 서울 성산동 성미산학교 근처 골목에서 ‘청소년 자전거 유랑단’이 교육기본권을 알리는 전국 자전거 여행에 나섰다. 이들은 28일 동안의 여행에서 어떤 현실을 목격하게 될까. 탁기형 선임기자
모두가 스스로 원하는 학업 선택하도록 실제로 유랑단의 청소년들도 이 생소한 개념을 이해하고자 여행 출발 전에 스터디 모임을 했다. 이 과정에서 유랑단에 참여한 탈학교 청소년들은 막연하게 느껴온 탈학교 청소년을 향한 주변의 불편한 시선을 떠올리며 교육기본권의 필요성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낮에 친구들과 거리에 나오면 ‘얘네들은 뭐하는 아이들인가’ 하는 시선으로 쳐다보는 어른들이 꼭 있어요.” 대안학교를 졸업하고 집에서 쉬고 있는 김산(17)씨의 경험은 다른 참가자들도 마찬가지다. “어른들과 대화할 때 꼭 받는 릴레이 질문이 있어요. ‘어디 학교 다니니? 거기(대안학교) 어떠니? 거기에는 장애학생도 다니니?’라고요.” 조웅희(16·더불어 가는 배움터 길)씨의 말처럼 홈스쿨링, 대안학교 등 다양한 탈학교 청소년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제도권 교육을 벗어난 청소년을 향하는 사회의 시선은 이들을 그저 ‘학업 중단 청소년’이라는 낙오자로 구별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기본권 운동은 이런 편견을 바로잡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요구하자는 움직임이다.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이 조사한 초·중·고교의 탈학교 청소년 수는 7만6천 명으로, 이들 대부분은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사회적 환경 때문에 학교 밖으로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일부만이 대안교육·홈스쿨링 등 자발적인 교육을 찾아간다. 이처럼 적지 않은 청소년은 학교를 벗어났다는 이유만으로 헌법에서 보장하는 학습권으로부터 소외받고 있는 것이다. 대안교육연대는 자신이 원하는 배움의 방식을 선택하고자 대안학교에 갔지만 정식 학력 인정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바로잡고, 대안교육을 받지 못하는 탈학교 청소년에 대해서도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하려면 교육기본권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제도 밖 학생들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스스로 원하는 방식의 학업을 선택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안교육연대는 이번 유랑단 활동을 시작으로 올 한 해 동안 다양한 교육기본권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가장 먼저 교육기본법·초중등교육법 등을 통해 국가가 독점한 교육의 기회를 다양화할 수 있는 법률 개정을 요구하려 한다. 청소년 교육을 학교에서만 할 수 있도록 규정한 부분을 바꿔 교육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또 일부 지역에서만 진행하는 제도 교육 밖 청소년 교육지원에 관한 조례를 확대해 대안학교 등의 시설에 무상급식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에 요구하려 한다. 그 밖에 탈학교 청소년들에게는 혜택이 돌아오지 않는 1인당 표준 공교육비 600만~700만원에 해당하는 교육수당을 지급하고, 지역별로 청소년 교육지원센터를 설치해 탈학교 청소년에게 배움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개선책을 요구하려 한다. 탈학교 청소년 지원 위한 헌법소원 진행 이들의 행동은 유랑단이 서울로 돌아오는 6월6일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 일주를 마치고 온 유랑단은 서울에서 열리는 대안교육한마당에서 ‘제도 밖 청소년 권리선언’을 발표한다. 이어 탈학교 청소년이 주체가 돼 헌법에 명시한 교육의 권리를 탈학교 청소년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헌법소원을 진행하려 한다. 유랑단에 참여한 윤희택(17·꿈꾸는 아이들의 학교)씨는 “여행을 마친 뒤 변한 내 모습이 가장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들이 한 달 동안 머리와 가슴에 담아올 현실이 교육기본권 운동의 열기로 얼마나 옮아붙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