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국민대책회의,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등 시민단체들이 지난 4월26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과 수입조건 재협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신소영 <한겨레>기자
농식품부 “국민 건강 위협 상황 아니다” 그로부터 4년이 흘러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자 MB 정부는 당시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오해를 낳았다고 말을 바꿨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4월26일 “우리는 젖소와 30개월 이상 된 소를 수입하지 않고 있어 국민 건강이 위험에 처해 있다고 할 게 아직은 없다”며 “2008년 정부 광고도 같은 해 8월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관련 법의 수위를 낮췄고, 광고 문안이 짧아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측면도 있는 까닭에 정부가 약속을 위반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4월27일 자료를 내어 수입 중단 조처를 취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미국 BSE는 오염 사료에 의하지 않고도 생길 수 있고, 국내에 수입되지 않는 30개월령 이상 된 젖소에서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기갑 의원실과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외교통상부와 미 국무부의 외교 전문을 보면, 미국 정부는 ‘광우병 발생 때 수입 중단 가능’이라는 MB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견해를 거듭해서 분명하게 밝힌 것으로 돼 있다. 2008년 5월8일 당시 한승수 총리가 ‘광우병 발생시 즉각 수입 중단’ 등의 담화문을 발표하자 주미한국대사관 최석영 공사는 “미 측의 양해를 구한다. 총리 담화문에 대한 공개적인 반박은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웬디 커틀러 미 무역대표부 대표보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공고문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대답했다. 그럼에도 MB 정부는 미국과의 쇠고기 추가 협상을 통해 수입 중단을 얻어냈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거짓말과 말바꾸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통상 마찰에 대해 한승수 당시 총리는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법 20조에는 일반적인 예외라는 게 있는데, 거기에는 인간의 생명과 건강권에 대한 보호가 있다”며 “그것을 원용하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정부로서는 언제든지 그 경우에 우리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서, 또 생명권을 보호하기 위해서 수입을 중단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제 와서는 통상 마찰을 거론하며 수입 중단 조처를 취하지 않고 있다. 농식품부 여인홍 식품산업정책실장은 4월25일 “곧바로 검역을 중단할 경우 통상 마찰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좀더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조처를 취해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수입 중단 없는 검역 강화는 의미없는 대책” 미국 광우병 사태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높아지자 야당 뿐만 아니라 여당인 새누리당에서도 대 정부 압박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문성근 민주통합당 대표 대행은 4월27일 “정부는 광우병이 발생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고, 미국과 재협상에 나서서 검역 주권을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4월27일 “일단 검역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고, 황우여 원내대표도 “신뢰를 보호하고 국민에게 책임지는 자세를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정부의 대응 태도를 비판했다. 정부가 거짓말을 일삼으며 미적거리자 시민들이 2008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촛불을 밝히고 거리로 나선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등은 4월26일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중단과 미국과의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재협상 등을 요구하며 촛불집회 4돌을 맞는 5월2일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은 “수입된 뼈와 살코기에서 (광우병을) 검사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검역 강화는 의미 없는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MB의 ‘촛불 트라우마’에 다시 불이 켜진 셈이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