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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멋내기 아이디어로 똘똘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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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0-08-2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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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기 시작할 때, 스카프만 매자니 뭔가 허전하고 목걸이만 하자니 약간 쌀쌀한 듯한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스스로를 제조업자라 부르는 김연희(40)씨가 그래서 만든 것이 ‘스카프 목걸이’다. 얼핏 보면 스카프 같지만 자세히 보면 목걸이다. 금사, 은사를 여러 갈래 엮거나, 천을 묶어 은방울들을 끼워놓았다. 김씨가 이렇듯 일상의 필요에 착안해 디자인한 액세서리들은 목걸이, 휴대폰 줄 같은 소품에서 모자, 장갑, 가방 등 패션용품에 이르기까지 끝이 없다.

김씨는 지난해 말 여성경제인연합회에서 최초로 뽑은 여성창업지원대상자 18명 중 한명으로 뽑혔다. 그리고 김씨는 창업지원이 무색하지 않게 성공을 거뒀다. 지원센터에서 마련해준 사무실로는 성이 안 차 지난 6월 인사동에도 매장을 열었고, 예술의전당 아트숍이나 통인화랑 등 국내 아트숍에서는 그의 이름을 딴 로터스(연꽃) 상표의 소품들이 연일 손때를 타고 있다. 오는 8월 말이면 일본 아트숍으로 진출할 길도 열렸다. 오로지 디자인과 아이디어로 승부를 건 것이다.

나이 마흔에 한 ‘독립’은 김씨에게 날개를 달아주었다. 독일유학 시절 남편 뒷바라지를 하느라 주저앉아버린 통에 10년쯤 늦게 회사에 취직해 나이어린 디자이너들과 경쟁할 때는 느껴보지 못한 해방감이었다. 원단고르기부터 디자인, 제작, 판매까지 혼자 해야 하지만 그래도 신난다. 마음속에 언제 그런 생각들이 있었는지, 아이디어가 속속 샘솟는다.

“원단을 만지작거리면서 떠오르는 느낌을 디자인하죠. 원단의 질감을 그대로 살리는, 단순하면서도 실용적인 게 좋아요. 멋지게 만들려고 욕심낼 때는 해놓고 보면 도리어 조잡한 느낌이 많았거든요. 한눈에 혹하기 보다는 두고두고 애용하는 물건을 만들고 싶어요.”

김씨는 사업 규모를 키우기보다는 지금처럼 소량 손제작 방식을 고수할 생각이다. 그래야 일상의 미학이 살아 있는 소품들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란다. 참, 그의 매장에 들러 원하는 이미지를 서투르게 설명해도 좋다. 설명한 것 이상으로 맞춤하게 만들어준다. 02-722-5882.

김소희 기자so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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