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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입법추진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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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7-2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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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위원 70% 대체복무제 찬성… 시민사회단체 움직임도 활발

“약 70%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위원들이 대체복무제 도입에 찬성 의견을 보내왔습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입법논의가 본격화되자 KNCC는 7월 초부터 전국 150여명의 위원들을 대상으로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해왔다. KNCC 인권위 황필규 목사는 “설문지는 이미 다 수거된 상태”라며 “복무기간을 길게 잡아야 한다는 등 단서조항을 달고 있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다수의 KNCC 위원들이 인권차원에서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내왔다”고 설문분석 결과를 밝혔다. 나머지 30%는 ‘군복무의 형평성’ 등을 이유로 반대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둘러보며 추진 의지 다진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한 KNCC 인권위원회의 공식입장은 7월 마지막주에 나올 예정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가 이미 반대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교회연합운동의 또다른 한축을 이루는 KNCC의 입장 표명은 입법추진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KNCC 인권위의 공식입장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인권위 전체 회의를 거쳐 확정된다. 황 목사는 “상반되는 두 입장을 적절히 조율한 공식 입장 표명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진/ 지난 4월 열린 워크솝에서 대만의 치엔 의원(왼쪽에서 두 번째)이 대체복무제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시민사회단체 대표 11명은 7월 중순 대만의 대체복무제를 둘러보고 왔다.(이정용 기자)
제367호 <한겨레21>에 ‘이단의 가시관 쓴 대체복무제’ 기사가 나간 뒤 한기총 사이트(www.cck.or.kr)는 또다시 대체복무제를 둘러싼 논란으로 달궈졌다. 7월 중순부터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선 것이다. 한기총 입장을 지지하는 글을 올린 네티즌들이 있는 반면, 한기총 정연택 사무총장의 <한겨레21> 인터뷰 내용에 대한 장문의 반박글도 올라왔다. 한기총쪽은 “논란이 있지만 반대 입장을 철회할 생각은 없다”며 “반박글에도 일일이 답변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한편 KNCC 사이트(www.kncc.or.kr)에도 “80년대 말 문익환 목사와 옥중에서 함께 지낸 사람”이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힌 김승재씨가 “이 땅 그리스도인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KNCC가 양심적 대체복무제 도입을 위해 나서야 한다”는 입장표명 촉구글을 올렸다. 이외에도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본부가 대체복무제 도입에 대한 내부 논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독교계의 입장이 정리돼 가는 가운데, 시민사회단체 움직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평화인권연대 등 ‘대체복무제를 지지하는 모임’ 대표자 11명은 7월8일부터 14일까지 대만을 방문해 양심적 병역거부권의 도입과정과 대체복무제도의 현황을 돌아보고 왔다. ‘대체복무제를 지지하는 모임’ 방문단은 오는 8월2일 오후 2시 시민사회단체 대표, 국회의원, 종교계 원로 등을 초청해 ‘대만방문 보고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평화인권연대 최정민씨는 “일주일 동안 둘러본 대만의 대체복무제 현황과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해 설명을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보고대회를 통해 ‘시민사회단체 공대위’를 꾸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체복무제를 지지하는 모임’은 기독교계 설득작업도 꾸준히 벌여갈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최씨는 “대만은 양심적 병역거부권 입법 과정에서 범종교계회의를 구성해 합의를 이끌어냈다”며 “피해자는 여호와의 증인들뿐인데도, 기독교도들의 반발이 없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대한변호사협회도 8월27일 각계 인사를 초청해 양심적 병역거부권과 대체복무제에 대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시민사회단체의 활동계획과 KNCC 설문조사 결과를 전해 들은 장영달 의원쪽은 “우리는 결코 대체복무제 도입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며 “KNCC에서 긍정적인 입장이 나온다면 주춤해진 입법추진에 큰힘이 될 것”이라고 반겼다. 장 의원은 8월13일부터 16일까지 대만 부총통의 초청으로 대만을 방문한다. 방문기간 동안 대체복무제 입법에 앞장섰던 대만 입법의원들을 만나 대만의 대체복무제 추진 과정을 면밀히 살펴볼 계획이다. KNCC의 입장 표명이 어떤 내용으로 나올지, 그 결과가 입법추진에 영향을 끼칠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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