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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은둔의 나라, 오뚝이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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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7-2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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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세르 바하두르 데우바 총리.
구중궁궐 총격사건 이후 유혈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히말라야 은둔의 나라 네팔에 새로운 조타수가 선출됐다. 주인공은 네팔 집권 국민회의당 당수로 뽑힘과 동시에 지난 7월22일 비렌드라 국왕으로부터 총리에 임명된 세르 바하두르 데우바(55). 그의 인생은 투옥과 실각, 그리고 재기로 점철돼 있다.

데우바 총리는 서부 네팔의 다델두라 출신이다. 참신한 이미지와 열정적인 연설로 비교적 젊은 시절 국민회의 의원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하지만 절대군주제에 대한 강력한 비판으로 모두 9년간 투옥생활을 하는 등의 고난을 겪기도 했다.

데우바 총리는 학창 시절 네팔 학생연맹을 창설하고 1971∼79년 학생연맹 회장을 맡았다. 일찌감치 조직의 건설자로서 역량과 수완을 입증한 셈이다. 또 이 기간에 정치학과 법학박사학위를 땄다.

데우바 총리는 지난 83년 국민회의당 정치자문위원회 조정관으로 선임돼 4년 동안 직무를 수행했으며 45살 때인 91년 네팔 최초의 다당제 총선에서 처음으로 현실정치에 뛰어들어 당선됐다. 선출된 직후 곧바로 내무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또한 94년 국민회의당 원내총무에 만장일치로 선출되어 탁월한 정치적 수완을 발휘하는 기회를 잡았다.

그는 먼저 그동안 제휴관계에 있던 야당들과 관계를 청산하고 마르크스·레닌주의 통합정당인 집권 공산당과 손을 잡고 마침내 95년 9월 총리직에 오르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의 불안정한 4당 연립정부는 97년 의회 내 표대결에서 전 코이랄라 총리가 이끄는 정파가 의도적으로 기권해 무너지고 만다. 이때 총리에서 실각한 그는 5년 만에 권토중래에 성공했다.

데우바가 총리에 선출된 직후 첫 일성은 5년 동안 계속되고 있는 마오주의 반군과의 내전을 종식시키겠다는 것이다. 데바우는 실각한 뒤 야인으로서 군부·야당과 교분을 쌓고 마오주의 반군 등과 대화채널을 개설하는 등 ‘준비된 총리’로서 오늘을 대비해왔다. 그가 왕과 왕세자 등이 숨진 희대의 궁궐 총격사건으로 사분오열된 은둔의 나라 네팔에 평화를 되찾을 수 있는 인물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강남규 기자/ 한겨레 국제부 k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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