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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보모는 부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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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7-25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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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보거나 키우는 일을 무슨 유행이나 패션처럼 생각해선 안 됩니다. 누가 한마디하면 너나없이 따라하는 얄팍한 육아풍조는 이제 하루빨리 사라져야 합니다.”

사진/ 송영옥.(박승화 기자)
서울 논현동에 자리한 방문탁아 전문업체 ‘푸른가족’(www.enfamily.co.kr)의 송영옥(40) 원장은 보모 출신 경영인이다. 그는 1996년부터 자신이 직접 보모로 일하면서 쌓은 경험과 철학을 토대로 이 업체를 설립했다. 출범 당시 보모 3명으로 출발한 이곳은 현재 보모 회원이 1천여명 안팎이고 가입 회원이 6천여명이 될 정도로 커졌다.

육아 관련 전공자도 아닌 그가 이같은 ‘고속’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데는 보모에 대한 교육과 재교육을 강조하는 송씨의 사업철학이 크게 작용했다. 그는 이를 위해 ‘전문 직업인’으로서의 직업의식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보모들에 대한 의식화 교육에 매달렸고 이는 차별화한 서비스로 작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말 못하는 영아들이라도 자신을 돌보는 이가 얼마나 자신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게 송씨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일반적인 직업소개소나 인력알선업체를 통해 아이 키우는 분을 선택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는데, 이는 위험한 발상입니다. 아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양육자가 아이의 정서나 운동발달에 끼치는 영향은 엄청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같은 풍조가 생겨날 수 있는 것은 한국의 엄마들이 아이 보는 일을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한국도 다른 선진국에서처럼 방문탁아(베이비시터)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제도화했으면 하는 바람을 지니고 있다. “미국에서는 대부분의 주에서 보모자격증을 발급하고 한달 평균 8∼16시간의 의무교육을 받도록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모를 써도 그 비용에 대해 세액공제를 해주지 않고 있어 부모들에게는 큰 부담이 됩니다.”

송씨는 방문탁아사업으로 모은 이익금의 상당액을 스스로 꾸린 ‘아동학대 근절을 위한 가족모임’을 위해 쓰고 있다. 송씨는 현재 성폭력 피해 등을 당한 어린이들의 정신치료와 법률비용을 지원하고 있는 이 모임을 5년쯤 뒤에 시민단체로까지 확대, 발전시킬 꿈을 키워가고 있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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