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 목마른 러시아 고려인
등록 : 2001-07-18 00:00 수정 :
“민족공동체의 활성화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말로 된 동포신문을 키우는 일입니다. 러시아 동포들의 목소리를 담고, 모국인 한국과의 교류를 이끌어갈 독립된 동포신문을 살릴 수 있도록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십시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재외동포사업국
이호준(30·여) 부장은 열띤 목소리로 러시아 연해주와 사할린 동포사회의 한민족신문에 대한 ‘모국’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꾸준히 러시아 내 동포신문에 대한 지원운동을 벌여오고 있다. 6월9∼15일 서울 지하철 혜화역에서 동포신문 후원금과 구독자 모집을 위한 <까레이스끼 사진전>을 열기도 했다. “많은 분들이 쌈짓돈을 털어 성금을 보내주셨지만, 기간이 짧고 홍보도 부족했던 탓에 지원에 필요한 최소금액인 2만5천달러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습니다.”
연해주와 사할린지역은 러시아 내에서 한민족이 가장 많이 모여사는 곳이다. 전체 15만 동포 가운데 8만여명이 이 두 지역에 나눠 살고 있다. 그러나 동포신문은 연해주의 <원동>과 사할린의 <새고려> 둘뿐이다. <원동>은 한·러판으로, <새고려>는 한글판으로 발행된다.
“두 신문 모두 어려운 재정 탓에 폐간과 복간을 거듭하는 실정입니다. 특히 <원동>은 두명의 제작진이 사무실도 기자재도 없이 펜으로 기사를 쓰고, 간신히 한달에 한번 찍어내는 열악한 처지입니다.”
이 부장은 “러시아 동포사회는 지금 2∼3만명으로 추정되는 중앙아시아로부터의 이주자 지원과 흩어진 고려인들을 결집시켜 고려인자치구를 형성하는 일 등 산적한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동포들의 공론을 모으는 장 노릇을 해야 할 동포신문들이 흔들리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동안 한국사회는 러시아 동포사회를 외면하다시피 해온 게 사실입니다. 한민족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서도 이런 무관심은 큰 장벽입니다. 동포들이 민족적 정체성과 권익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적극 도움에 나서야 합니다.”
그는 “동포신문들이 자생력을 갖도록 지원하는 일은 그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1달에 1번 동포신문을 받아볼 길이 있는 만큼, 러시아 진출 기업과 러시아 관련 학과나 학회 등에서 먼저 신문구독 등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후원 및 구독신청 02-734-7070).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