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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자신감으로 차별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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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7-1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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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의식적으로 적극적인 삶을 택한 원치승씨. 물론 그도 상처가 없는 것은 아니다.(박승화 기자)
“저는 주례가 아닙니다.”

원치승(34)씨는 친구들 결혼식에 하객으로 참석할 때마다 주변에 이런 말을 하고 다닌다. 물론 박장대소가 터지면서 결혼식 분위기가 한껏 살아난다.

“태어날 때부터 머리카락 없는 게 정상이고 있는 사람들이 비정상인 줄 알았어요. 아버지, 작은아버지 모두 그랬으니까요. 머리카락 여부로 정상·비정상을 나누는 인식 자체를 의식적으로 배격하면서 살았죠.” 원씨는 20대 중반부터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다. 약을 몇번 써봤지만 더 나빠져 이제는 아예 쓰지 않는다. 가발 역시 쓰려고 하지 않는다. 없는 상태로 다니는 게 더 편해졌다고 한다.

“흉터 같은 건 후천적으로 자신의 잘못도 있겠죠. 그렇지만 탈모증이라는 것은 자기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진행된 겁니다. 괴롭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는 의식적으로 적극적인 삶을 선택했다. 그 머리 그대로 대학 시절에는 총학생회 부총학생회장을 지내면서 ‘전대협 지도교수’라는 별명을 얻었고, 현재는 ‘원 여행클럽’(www.wontc.com)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은 국외여행 인솔자로서 2700여명과 함께 해외를 누비면서 만들어졌다. 고객 모두에게 한달에 한번씩 직접 쓰는 ‘마음편지’ 역시 적극적인 자세에서 생겨난 것이다.


물론 그도 상처가 없는 건 아니다. 7년 전 처음 맞선을 봤는데 상대 여성이 농담을 한다고 하는 말이 “왜 아버지가 대신 나오셨느냐”였다. 농담으로 맞받았지만, 그뒤로 맞선은 한번도 보지 못했다. 현재 그는 미혼이다.

“‘간판’에 집착하고 눈에 보이는 껍데기를 좇는 세태가 바뀌지 않는 이상 탈모인들에 대한 편견은 쉽게 사라지지 않겠죠. 그래도 저는 외모지상주의가 아닌 내면충실주의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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