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분만을 위하여…
등록 : 2001-07-11 00:00 수정 :
“태교와 출산, 육아에 대해 연구하는 부부가 많아지고 출산과정에 참여하는 남편들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어요. 솔직히 말하면 이런 사회적 변화가 저희 의료진을 변하게 한 원동력이 됐습니다.”
경기도 일산의 동원산부인과
김상현(50) 원장은 최근 전국 11개 산부인과 병원 전문의들로 ‘인권분만연구회’(회장 김상현
www.betterbirth.co.kr)를 발족시킨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인권분만 철학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한 임신부 교육문화관 ‘토끼와 여우’(관장 장은주
www.ohmybaby.co.kr)와 함께 1년 전부터 다양한 임상연구와 조사를 통해 연구회를 탄생시켰다.
그는 이를 위해 르바이에 분만법 등 인권출산법에 따른 분만을 시행하고 있는 자신의 병원을 견학을 원하는 산부인과 의료진에 공개함으로써 인권분만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했다. 회원으로 참여한 의료진 가운데 일부는 김 원장의 병원을 견학한 뒤 참여를 결정했다.
연구회는 ‘인권분만을 위한 표준환경’이라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소속 산부인과 병원들에 대해 이를 지키도록 하고 있다. 인권분만 철학을 받아들이고 실천한다는, 산모와 태아에 대한 일종의 ‘약속’인 셈이다. 이에 따르면 임신기간중에는 전문 상담원을 상주시키는 한편 태교와 분만법에 대해 사전교육을 시키도록 하고 있다. 또 출산 당시에는 자연분만을 적극 격려하고 산모가 원하는 분만법을 모두 지지하며 모유수유를 최대한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연구회는 9월 초 인권분만 및 수중분만의 세계적 권위자인 프랑스의 미셸 오당 박사를 국내로 초청해 전국 산부인과 의료진을 상대로 워크숍도 열 예정이다.
김 원장은 “병원시설을 개선하거나 분만기술을 개발하는 일보다는 산부인과 의료진들이 ‘태아와 산모가 출산의 주체’라는 생각을 가지도록 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며 “연구회의 발족이 출산문화 바꾸기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