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노래를 들어보세요”
등록 : 2001-07-11 00:00 수정 :
가요 전문 사이트 ‘팍스386’(
www.pax386.com)을 관통하는 정조는 ‘낭만과 추억’이다. 10대 댄스그룹 일색인 텔레비전 음악프로그램에 물려버린 20대부터 60∼70년대 가슴 뜨거웠던 청춘의 추억에 잠겨보고 싶은 장년층까지, 지금은 듣기 어려운 옛 가요들을 그리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이 사이트에서 시원한 노래 한 바가지를 퍼올릴 수 있다.
이곳에선 예전에 LP로 나왔다 절판된 추억의 가요들을 복각해 MP3 파일로 올려놓고 있다. 디지털 기술로 옛 아날로그의 콘텐츠들을 되살려낸 것이다. 문주란의 <백치 아다다>와 뚜아에무아의 <약속>, 김범룡의 <바람 바람 바람>, 김수철의 <별리> 등 청춘의 한장과 함께했던 우리 가요의 명곡들을 내려받을 수 있다.
양재웅(39)씨가 이 사이트를 처음 연 것은 지난 99년 11월. 소규모 동호회로 운영하다 지난 6월10일엔 공개사이트로 정식오픈했다. 한달여 만에 회원 수가 1만3천여명에 이를 만큼 네티즌들의 호응은 폭발적이다.
이름 때문에 386세대 전문사이트로 오해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양씨는 “386은 아날로그문화 전반을 상징하는 용어일 뿐”이라고 말한다. “누구나 나이를 먹으면 아날로그세대가 되는 것 아닌가요. 지금 가요계가 10대에 치우칠수록, 추억과 향수가 담긴 옛 가요에 대한 갈증도 커져만 갈 겁니다.”
현재 사이트에 올라 있는 노래는 3천여곡 정도. 복각을 기다리는 LP 음반도 200여장(2천여곡) 된다. “한곡을 파일로 전환하는 데 30분에서 많게는 2시간까지 걸립니다.” 15명 정도의 열성회원들은 그를 도와 직접 LP 복각에 참여하고 있지만, 네티즌들의 빗발치는 요구를 다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서버 용량도 고민거리다. “노래파일의 용량이 워낙 크다보니, 원래 10만명분 서버인데도 가끔 말썽을 부리네요.” 일부 회원들은 유료화까지 요구할 정도지만 양씨는 “가급적 여러 사람이 누리도록 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싶다”고 한다. 그는 “수만장의 LP 가요음반 중 CD로 다시 만들어진 건 몇백장뿐”이라며 “대중문화의 기록을 남긴다는 의미도 있는 만큼 배너광고라도 많이 달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고는, 곧 계면쩍은 듯 ‘허허’ 웃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