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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갈등없는 평화의 집 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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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0-08-1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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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서 좀 고생했죠, 하하”

영·호남 화합을 위한 ‘평화를 여는 마을’ 조성에 굵은 땀방울을 보탠 라파즈석고코리아(주)의 조성연 대리(32. 뒷줄 오른쪽서 두 번째). 조 대리는 같은 회사 직원 1명, 건축 내장 기술자 8명 등과 팀을 이뤄 ‘평화를 여는 마을’을 짓는 공사 과정 중 석고보드(내장용 준마감재) 시공 및 관리·감독을 도맡았다.

평화를 여는 마을 운동은 ‘국제해비타트’ 한국 지회인 ‘한국 사랑의 집짓기 운동연합회’가 주관해 영·호남의 접경인 섬진강변(전남 광양시 다압면 신원리 407의 4 일대)에 집을 지어 양쪽 지역 무주택 가정에 분양하는 행사이다. 국제해비타트는 무주택 서민의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단체로 설계에서부터 막일까지 모두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 섬진강변에 세워진 주택은 모두 36채(마을회관 2채)로 지난 8월11일 입주식을 치렀다. 건축비의 5%를 선금으로 납부하고 집을 짓는 데 500시간 이상 일을 한 무주택 서민들로 입주 대상을 제한했다.

조 대리는 “사랑의 집짓기 운동연합회로부터 요청을 받고 회사 이미지를 높일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흔쾌히 응했다”고 말했다. 조 대리와 같이 이 운동에 참여한 내장 기술자 8명은 실직자 시절 라파즈석고코리아에서 무료 시공교육을 받은 이들이다. 지금은 모두 다른 직장을 갖고 있지만 라파즈석고로부터 행사 소식을 듣고 곧바로 달려갔다.

평화을 여는 마을 건립에는 라파즈석고코리아를 비롯해 주한 외국기업 소속 직원들도 다수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주한미국상공회의소, 카길, 한국보쉬, 국제라이온스협회, 모토롤라, 골드만삭스, 씨티은행 등…. 비영리 순수 토종행사에 주한 외국기업들이 이렇게 대거 참여한 것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다.

조 대리는 “평화를 여는 마을에서 석고보드에 관한한 나중에라도 문제가 생기면 운동연합회와 협의해 곧바로 다시 지원에 나설 것”이라며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평화를 여는 마을이 영·호남간 해묵은 지역갈등을 극복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내년에도 비슷한 행사가 열린다고 들었는데 그때도 꼭 참여할 생각입니다”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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