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님 우리 빼고 먹지 마세요! 일러스트레이션/ 장광석
센터 수녀들은 매일 점심·저녁 두 끼를 아이들과 함께,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로 먹는다. 아침은 미사 때문에 수녀원 식당에서 따로 먹는다. 생각해보라. 30대에서 50대 후반의 수녀들이 십대 아이들이 좋아하는 떡볶이, 순대, 김밥, 어묵, 튀김, 돈가스, 국수, 라면 등을 언제나 맛있게 먹어야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올 초에 한 수녀님이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에 당뇨와 고혈압으로 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나 또한 건강진단 결과 콜레스테롤이 높으니 조심하고, 체중을 줄이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센터 수녀들은 불어나는 게 몸무게요, 높아지는 게 콜레스테롤 수치다. 요즘 아이들이 그렇듯 센터 아이들도 고기를 환장할 정도로 좋아한다. 고기 뷔페에 데리고 가면 고기 맛을 처음 보는 아이들처럼 변한다. 고기는 물론이고 아이스크림 통도 바닥까지 긁으며 끝장을 봐버린다. 정말 부끄러워 죽겠다. 그러니 수북이 쌓인 닭뼈를 발견하는 순간 눈이 뒤집히지 않으면 우리 집 아이들이 아니다. 어느 고기 뷔페 주인장은 우리 아이들에게 “너희는 간장만 먹었느냐?” 하고 쏘아댔다. 5대 영양소인 탄수화물·지방·단백질·비타민·미네랄을 골고루 분배시키는 마자렐로 센터 식단을 ‘간장 한 사발’이라니…. 우리는 그 주인장과 한바탕 붙을 뻔했다. 올봄에 이상한 현상이 내 몸에서 일어났다. 계속 허기가 지고 매가리가 없었다. 뭔가를 먹고 기운을 내야 했다. 채소만 먹고는 힘낼 수 없을 것 같아 식사 시간 외에 쇠고기 몇 점을 구워 먹는데, 그 전 준비와 후속 마무리가 편치 않았다. 추운데도 창문을 열고 빨리 먹어치워야 한다는 조급함에 보신은 둘째 치고 체할 뻔했다. 얼마 전에는 소화기능에 이상이 생겼는지 계속 설사를 했다. 나는 밥을 끓여 조용히 수녀원 식당에서 먹고 있었다. 몇 숟가락을 입에 갖다 대는데, 그날따라 옥빈이가 타이밍을 맞춰 큰 소리로 나를 찾았다. “글라라 수녀님, 식사하세요. 글라라 수녀님, 빨리 오세요.” 친절한 옥빈씨! 친절도 하셔라. 아, 여기서는 죽도 맘대로 먹기 힘들다. 김인숙 글라라 수녀·마자렐로 센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