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며 피어나리. 일러스트레이션/ 장광석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효이는 다음날 사색에 빠진 표정으로 이 시를 내 앞에서 암송했다. 그리고 시 감상을 이렇게 적어왔다. “이 시에서 말하는 ‘흔들리는 꽃’과 ‘젖은 꽃’은 꽃이 완전 개화하기까지의 과정이다. 나 또한 꽃을 피우려면 흔들릴 수도 있고, 젖을 수도 있다. 나의 흔들림도 꽃을 피우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하고 좌절하지 않겠다. 더욱더 힘내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때까지, 꿋꿋이 버티고 노력할 것이다. 그러면 성취될 것이다. 파이팅!” 며칠이 지났다. 그날은 두 아이에게 감정일기 주제로 자기를 상징하는 꽃과 그 꽃에 대해 쓰게 했더니 효이는 암송했던 시를 그럴듯하게 인용해 쓴 일기를 내 앞에 내밀었다. “나의 세례명은 로사(Rosa)다. ‘장미꽃’이란 뜻이다. 장미는 ‘영원한 사랑’이라는 꽃말까지 지니고 있다. …내가 비에 젖고 바람에 흔들리더라도 열심히 견뎌내고 잘해내서 장미꽃으로 개화하면 되지 않는가. 나는 다시 한번 순수하고 예쁜 장미가 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한다. 개화하기까지? 파이팅!” 머잖아 우리 센터에서 시평론가에, 인생 승리자가 탄생할 조짐이 보였다. 그날 나는 효이의 감정일기장을 덮으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효이야! 시평론가도, 인간 승리도 다 좋다. 그런데 네가 그 담배 녀석을 또 입에 물까 겁난다. 담배의 ‘담’자도 듣기 싫다고 손사래 좀 쳐봐라, 응? 효이, 파이팅!’ 김인숙 글라라 살레시오 수녀회 수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