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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뚜쟁이말고, 멍석만 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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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6-2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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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인륜지대사’라고 했다. 전혀 다른 생애를 살아온 두 사람이 만나 한 가정을 이룬다는 점에서 드물게 겪는 실존적 결단의 기회이기도 하다. 이렇게 새로 탄생하는 부부는 한해 40만쌍. 하루에만 1095쌍이 백년가약을 맺고 있는 셈이다.

이렇다보니 결혼 관련 업종은 이미 연간 수조원 규모의 거대한 산업으로 떠오른 지 오래다. 그러나 여전히 수많은 새신랑과 신부들에게 결혼은 숱한 의문부호를 품은 미답의 세계다. ‘예식장은 어디로?’ ‘결혼사진은 언제 어디서 찍나? 또 예물은 뭘로 하지?’ 결혼을 앞둔 이들의 고민거리는 쌓여만 간다. 이런 고민을 함께 나누는 색다른 인터넷 사이트가 최근 하나 생겼다. 지난 6월11일 문을 연 웨딩프렌드(www.weddingfriend.co.kr)이다.

결혼을 도와주는 웨딩포털사이트는 여러 개이다. 국내에서도 이미 30여곳이 성업중이다. 하지만 웨딩프렌드는 기존의 결혼 사이트와는 다른 특징이 있다. 이 사이트 개설자 하성호(34·서울시 중랑구 면목동)씨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만든 결혼예정자들의 커뮤니티 사이트”라고 이를 설명했다. “기존 결혼 포털사이트들은 운영자가 회원들을 상대로 이런저런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인 반면, 우리는 회원인 결혼예정자들끼리 자신들의 고민과 정보를 나누게 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회원이 묻고 운영자가 답해주는 일방적 관계에서 벗어나 회원들이 서로 묻고 답하는 자율적 판단의 멍석을 깔아줬다는 얘기다.

웨딩프렌드에선 예비 신랑, 신부들이 직접 자신들이 경험한 결혼 관련 업체와 상품에 대한 정보를 게시판에 올린다. 사이트 운영자는 어떤 소개나 평가도 전하지 않는다. 하씨는 “소비자의 생생한 실전 경험정보가 올려지고, 결혼예정자들끼리 스스로 질문하고 답해줄 수 있어 업체들은 경각심을 얻게 되고 회원들은 신뢰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배우자나 부모에게도 말 못할 고민들이 있습니다. 가진 돈이 얼마 안 되는데 이걸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고민할 때 미리 그런 고민을 했던 선배들의 조언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

하씨는 지난 2년 동안 인터넷 다음카페의 웨딩클럽동호회 운영자로 일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 사이트를 개설했다. 6월18일 현재 회원은 410여명. 하씨는 “인생의 새 출발을 앞둔 이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사이트로 가꿔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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