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의 멍에를 지우시죠”
등록 : 2001-06-13 00:00 수정 :
“점점 ‘신용사회’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이제, 가장 큰 ‘재산’은 ‘깨끗한 신용’ 아닐까요.”
현직 은행원이 신용불량자의 신용회복을 돕고, 신용불량자 등재를 미리 막기 위한 무료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했다. 조흥은행 신용관리실의 최규돈(42)과장. 최 과장은 6월 초 신용회복닷컴(
www.c-recovery.co.kr)을 개설, 운영하고 있다.
은행 재직기간의 절반에 가까운 8년 동안 신용관리 업무를 맡아온 최 과장은 신용관리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개인 고객의 신용관리를 위해 사재를 털어 사이트를 마련했다고 한다. 물론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한 다른 사이트들 중에도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게 있다고 최 과장은 설명한다.
“다른 사이트들이 채권자 중심이라면, 이번에 개설한 사이트는 채무자 중심입니다. 이미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뒤 이를 확인하는 데 그치는 다른 사이트들과 달리, 신용불량자로 낙인찍히는 불행을 미리 막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도 특징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이 사이트를 통하면 자신의 대출종류·연체금액·결제일 등을 입력한 뒤 신용관리 규정에 따른 신용불량 등록·해제·삭제 등 신용정보 관리일정을 파악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연체금을 제때 갚도록 함으로써 낭패를 면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이미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경우에는 금융기관별로 운영하고 있는 연체자를 위한 대환(빚갚기 위한 대출)제도 등을 소개해 신용을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안내해준다.
이런 1차적인 서비스에 이어 신용불량자로 등록되기 전에 당사자에게 휴대폰이나 이메일을 통해 알려주는 ‘알람’(경보)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 과장은 사이트의 운영원리에 대한 특허를 받기 위해 ‘개인 신용관리서비스 방법 및 장치’에 대해 발명특허를 출원해놓고 있기도 하다.
최 과장은 뜻밖에도 축구 선수 출신이다. 어릴 적부터 축구에 소질을 보였던 그는 아버지의 권유로 서울 중동고에 입학했다. 물론 체육(축구)특기생이었다. 고교 졸업 뒤 78년 축구팀 선수로 조흥은행에 들어갔다가 85년부터 정식 은행원으로 새 인생을 시작했다고.
“누가 그러대요, 남을 배려하는 게 성공한 삶이라고. 이 사이트가 신용불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앞으로 겪을 수도 있는 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