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고향, 지구를 부르마!
등록 : 2001-06-07 00:00 수정 :
“도시의 밤 하늘 네온이 별빛보다 휘황히 타면서/ 우리 앞엔 빨간 경고등 하나둘 켜지기 시작했네/ …아름다운 행성 지구 후손에게 전해주세.”(<지구를 위하여>, 이기영 작사·작곡)
미당은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다”고 했지만, 그를 환경운동가로 만든 건 순전히,독일의 85살 할아버지였다. 식품공학을 배우러 간 독일 유학생 시절 그는 집세로 빠져나가는 생활비를 아낄 요량으로 당시 동양철학에 푹 빠져 있던 그 할아버지 집으로 들어갔다. “발달된 과학기술을 배우러 갔다가 노장철학을 연구하던 할아버지로부터 물질문명에 너무 의존하면 인류가 망하게 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자연히 제 연구주제도 식품공학이 아닌 환경공학으로 방향이 바뀌었죠.”
그렇게 환경파괴가 초래할 인류의 재앙을 고민하면서부터 ‘환경문제’ 속으로 뛰어든 호서대 식품공학과 이기영(44) 교수가 <영원한 고향>((주)신나라뮤직)이라는 타이틀로 첫 환경음반을 냈다. 음반에는 자신의 대표곡이랄 수 있는 <지구를 위하여>와 <갯벌 나라> 등 12곡을 담았다. 대부분 자신이 작사·작곡한 노래들로, 그는 환경쪽 ‘싱어송 라이터’인 셈이다. 수록된 곡 중 <꽃처럼 아름답게>는 2002년 안면도 국제꽃박람회 주제곡으로 채택되었고, 반딧불이가 사는 천안의 광덕산을 노래한 <영원한 고향>은 오는 10월 개최되는 천안 전국체전의 노래로 뽑혔다.
이 음반에는 그가 초등학교 3학년인 딸 인아(10)와 함께 부른 곡들이 많아 눈길을 끈다. “제가 어릴 적부터 작곡하고 작사하는 것은 좋아했지만 사실 노래는 영 서툴러서…” 하면서 그가 들려준 <지구를 위하여>는 시냇물이 흐르듯 맑은 음색을 가진 인아와 그가 합창하는 노래다. 들어보면 부모가 아이들과 같이 부를 만한 동요 같기도 한데, 그는 “비틀스의 <예스터데이> 같은 크로스오버 스타일”이라고 설명했다. <나무를 심자>라는 곡은 언젠가 딸과 같이 숲에 갔다가 죽은 새를 묻어주었는데 그때 인아가 쓴 일기를 노래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미국 반전운동 때도, 우리나라 민주화운동 때도 보면 노래가 가장 큰 무기가 되곤 합니다. 다같이 <아침이슬>을 부르면서 일치감을 느끼잖아요. 환경운동 역시 노래보다 더 좋은 매체가 없습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