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호 표지이야기 “누가 이 여자에게…"
정액검사 양성반응으론 증거 불충분… 간통죄 처벌 문제 뜨거운 쟁점으로
‘파출소장 엄마’의 육성이 담긴 <한겨레21> 320호 머릿기사 ‘파출소장 엄마 고발사건 밀착취재- 누가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질 것인가’가 나간 뒤 이 사건을 둘러싼 인터넷 논쟁은 물꼬가 바뀌기 시작했다. 그 동안 말을 아끼던 여성논객들이 대거 가세하면서 논쟁은 ‘딸의 고발’이나 ‘간통’이라는 사적영역을 넘어서 여성의 사회생활, 성폭력과 가정폭력, 가부장적 질서와 의식, 간통죄 존폐문제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 여성들이 처한 민감하고 시급한 사안들을 빠짐없이 건드리며 격화되는 중이다.
살류쥬 “김 경위 살려줘”서명운동
이 사건을 보는 여성계의 시각은 대체로 ‘수사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쪽이다. 한 여성단체의 관계자는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아직 피의당사자의 요청이 없는 상태이니 섣불리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 수사과정을 보면서 내부 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여성단체 관계자는 “그 동안 밝혀진 사실에 비춰볼 때 김 경위가 안타까운 상황에 있다는 것은 명백하지만, 현행법인 간통죄가 걸려 있어 당장 입장을 밝히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은 여성문화동인 살류쥬(http://user.chollian.net/∼q17). 살류쥬는 8월3일 네티즌을 상대로 김 경위 복직을 위한 연대모임방을 열고, 8월9일부터는 구명을 위한 서명을 받고 있다. 8월12일부터는 인터넷 우리모두 사이트(www.urimodu.com) 여성방에서도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살류쥬 대표 장정임씨는 “일단 이메일로 서명을 받았는데 사흘 만에 140여명이 이메일을 보내왔다. 이 사건이 재판에 회부될 경우 서명인단 명의로 재판부에 탄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살류쥬는 8월12일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등 각 여성단체에 ‘김 경위 구명을 위한 연대 제안서’를 보낸 상태다. 살류쥬의 제안에 가장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이들은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 회원들. 이 단체 이유명호 대표는 “일부 회원들이 김 경위 수사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처나 구명을 말하는 건 너무 수세적이라고 이견을 제기해, 살류쥬쪽에 연대제안서 내용을 수정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8월10일에는 <한겨레21> 인터뷰 외에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던 김씨가 인터넷한겨레 토론방(www.hani.co.kr)과 광주서부경찰서 방명록(www.gspolice.go.kr) 등에 자신의 심경을 고백하는 장문의 진술서를 올렸다. 김씨는 인터뷰 과정에서 일부 확인한 남편과의 과거와 시댁식구들과의 관계를 이 글에서 상세히 밝혔다. 이 글을 계기로 이 사건에 대한 찬반양론이 다시금 불거지면서 논쟁은 남녀 성대결 양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인터넷 논쟁과는 별도로 사람들의 이목은 이 사건의 수사결과에 모아지고 있다. 광주서부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당사자의 주장이 상반되는데다, 이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만큼 최대한 정밀하게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8월3일 국과수에 의뢰한 김씨의 정액반응 검사가 양성으로 나왔으나, 이는 결정적인 증거로는 불충분한 것으로 판명났다. 시간이 경과한데다 누구의 정액반응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8월14일 광주지방법원은 김씨와 김씨의 남자친구 이씨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그동안 가정생활을 시작한 동기나 과정, 현재의 상황을 볼 때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위험이 없다고 판단된다”는 것이 기각 이유였다. 남편이 배우자 권리 주장할 수 있는가 지난 90년에 합헌결정이 난 이후로도 꾸준히 인권침해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돼온 간통죄 처벌 문제는 이번에도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그동안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존재해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했으나, 이제는 여성을 보호하지 못하고 도리어 구속하는 사문화된 조항이라는 의견도 팽팽하게 맞서는 중이다. 형법 241조 1항이 규정하는 간통죄는 ‘배우자 있는 자가 간통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그와 상간(相姦)한 자도 같다’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경우 양상이 복잡하다. 김씨의 경우를 실질이혼 상태로 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위법 여부가 판명나기 때문이다. 일부 법학자들은 “도장만 안 찍었지 이혼합의를 마치고 별거에 들어갔다면 남편이 실질 배우자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같은 형법 241조 2항이 규정하는 ‘단, 배우자의 간통을 종용 또는 유서할 때는 고소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김씨는 무죄가 될 수도 있다. 검찰의 기소여부에 따라 김씨의 선택이 ‘무책임한 패륜’인지, ‘정당한 행복찾기’인지는 일차적으로 법적 판가름이 날 것 같다. 김소희 기자sohee@hani.co.kr

이 사건을 보는 여성계의 시각은 대체로 ‘수사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쪽이다. 한 여성단체의 관계자는 “예의 주시하고 있다. 아직 피의당사자의 요청이 없는 상태이니 섣불리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 수사과정을 보면서 내부 회의를 통해 의견을 모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여성단체 관계자는 “그 동안 밝혀진 사실에 비춰볼 때 김 경위가 안타까운 상황에 있다는 것은 명백하지만, 현행법인 간통죄가 걸려 있어 당장 입장을 밝히기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입장을 표명하고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은 여성문화동인 살류쥬(http://user.chollian.net/∼q17). 살류쥬는 8월3일 네티즌을 상대로 김 경위 복직을 위한 연대모임방을 열고, 8월9일부터는 구명을 위한 서명을 받고 있다. 8월12일부터는 인터넷 우리모두 사이트(www.urimodu.com) 여성방에서도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살류쥬 대표 장정임씨는 “일단 이메일로 서명을 받았는데 사흘 만에 140여명이 이메일을 보내왔다. 이 사건이 재판에 회부될 경우 서명인단 명의로 재판부에 탄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살류쥬는 8월12일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등 각 여성단체에 ‘김 경위 구명을 위한 연대 제안서’를 보낸 상태다. 살류쥬의 제안에 가장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이들은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의 모임’ 회원들. 이 단체 이유명호 대표는 “일부 회원들이 김 경위 수사가 마무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선처나 구명을 말하는 건 너무 수세적이라고 이견을 제기해, 살류쥬쪽에 연대제안서 내용을 수정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8월10일에는 <한겨레21> 인터뷰 외에 오랫동안 침묵을 지키던 김씨가 인터넷한겨레 토론방(www.hani.co.kr)과 광주서부경찰서 방명록(www.gspolice.go.kr) 등에 자신의 심경을 고백하는 장문의 진술서를 올렸다. 김씨는 인터뷰 과정에서 일부 확인한 남편과의 과거와 시댁식구들과의 관계를 이 글에서 상세히 밝혔다. 이 글을 계기로 이 사건에 대한 찬반양론이 다시금 불거지면서 논쟁은 남녀 성대결 양상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인터넷 논쟁과는 별도로 사람들의 이목은 이 사건의 수사결과에 모아지고 있다. 광주서부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당사자의 주장이 상반되는데다, 이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만큼 최대한 정밀하게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8월3일 국과수에 의뢰한 김씨의 정액반응 검사가 양성으로 나왔으나, 이는 결정적인 증거로는 불충분한 것으로 판명났다. 시간이 경과한데다 누구의 정액반응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8월14일 광주지방법원은 김씨와 김씨의 남자친구 이씨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그동안 가정생활을 시작한 동기나 과정, 현재의 상황을 볼 때 증거인멸이나 도주의 위험이 없다고 판단된다”는 것이 기각 이유였다. 남편이 배우자 권리 주장할 수 있는가 지난 90년에 합헌결정이 난 이후로도 꾸준히 인권침해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계속돼온 간통죄 처벌 문제는 이번에도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다. 그동안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존재해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했으나, 이제는 여성을 보호하지 못하고 도리어 구속하는 사문화된 조항이라는 의견도 팽팽하게 맞서는 중이다. 형법 241조 1항이 규정하는 간통죄는 ‘배우자 있는 자가 간통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그와 상간(相姦)한 자도 같다’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경우 양상이 복잡하다. 김씨의 경우를 실질이혼 상태로 볼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위법 여부가 판명나기 때문이다. 일부 법학자들은 “도장만 안 찍었지 이혼합의를 마치고 별거에 들어갔다면 남편이 실질 배우자의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같은 형법 241조 2항이 규정하는 ‘단, 배우자의 간통을 종용 또는 유서할 때는 고소할 수 없다’는 규정에 따라 김씨는 무죄가 될 수도 있다. 검찰의 기소여부에 따라 김씨의 선택이 ‘무책임한 패륜’인지, ‘정당한 행복찾기’인지는 일차적으로 법적 판가름이 날 것 같다. 김소희 기자sohee@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