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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등대 100년의 역사를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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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5-22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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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모두 몇개의 등대가 있을까. 또 처음으로 설치된 등대는 어느 것일까. 해양수산부가 우리나라 등대의 역사를 담은 ‘등대 역사서’ 발간을 준비중이다. 이번 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해양부의 박재현 과장(항로표지담당관)은 “해운항만, 수로, 수산업에 대한 역사서는 많이 나와 있지만, 외항 해운의 진면목을 보여줄 수 있는 등대 역사서는 전무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등대의 역사가 뭐 그리 대수롭다는 것일까.

“개항과 함께 미국, 영국, 러시아 등의 선박이 우리나라로 몰려올 당시 그쪽에서 제일 먼저 요구한 게 등대시설 설치였습니다. 물론 강제성을 띤 요구였지요. 이 때문에 등대의 역사는 곧 침략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등대의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외항을 포함한 온전한 의미의 해운 역사를 정리할 수 있습니다.”

등대 역사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건 지난해. 해양부 항로표지과 회의 자리에서였다. 해양국가라는 깃발을 내걸고 있으면서도 항로 역사서 한권 없다는 건 문제가 있다는 의견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다. 오는 2003년이면 우리나라에 등대시설이 도입된 지 100돌이 된다는 시점도 거론됐다.

우리나라 최초의 등대는 지난 1903년 세워진 팔미도 등대. 인천항에서 남서쪽으로 13.5km 떨어진 곳에 있다. 이 등대는 해발 71m 지점에 7.9m 높이로 지어졌으며 1903년 건축 이후 당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 곳곳에는 팔미도 등대를 비롯해 모두 1995개의 등대가 있으며 이 가운데 10분의 1가량이 일제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 과장은 “최근 관보를 뒤지는 과정에서 팔미도 등대가 그해(1903년) 6월1일 준공(신설점등)된 사실을 알았다”며 “100주년이 되는 2003년 6월1일에 맞춰 등대의 100년 역사를 총정리할 것”이라고 의욕을 내보였다.


해양부는 등대 역사서를 발간하면서 일제에 의해 추진된 해운산업 개발과 한국전쟁 전 북한지역 등대에 대한 역사도 자세히 기록할 예정이다. 또 과거 ‘조운’으로 불렸던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옛 항로표지법도 수록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문서기록보존소를 뒤지는 것은 물론, 일본 현지에 인력을 파견해 과거 사료를 모두 수집하기로 했다.

박 과장은 “기초자료를 모으는 데도 적지 않은 시일이 걸리는데다 해외 자료는 번역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역사서 발간은 대략 2년 정도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영배 기자 kimy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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