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 있어 기쁜 장애인들
등록 : 2001-05-22 00:00 수정 :
사진/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남석우, 박현주, 정호영, 김상훈씨.(박승화 기자)
‘장애를 딛고서’라는 표현은 사실 반쪽짜리다. 장애인이 딛고 서야 할 것은 스스로의 불편한 장애만이 아니다. 장애인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냉랭한 눈길 또한 장애인들이 딛고 넘어서야 할 장벽이기 때문이다.
장애인들이 이 안팎의 장애물을 헤치고 당당한 전문가로 활약하며 자립의 기틀을 다지는 현장이 있다. 서울 강서구의 ‘기쁜우리복지관’이 그곳이다. 지난해 문을 연 이곳 만화제작작업장에선 지금 휠체어를 타는 중증의 지체장애와 언어, 청각 등의 장애를 지닌 6명의 만화가가 함께 일하고 있다. 인터넷학습지 등에 만화나 이미지컷 등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플래시애니메이션도 제작해준다.
작업장에서 일하는 만화가들은 모두 이 복지관의 만화기능훈련반과 애니메이션훈련반 출신이다. 복지관에서 만화기능교육이 시작된 것은 지난 1998년부터였고, 지난해 정식으로 과정이 개설돼 같은 해 10월 첫 졸업생이 나왔다. 복지관 남석우 사회복지사는 “장애인들의 직업영역은 대부분 단순노무직에 국한돼 자립이 어려웠다”며 “직종을 전문영역으로 확대하기 위해 만화기능교육을 국내 처음으로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만화가들의 한달 수입은 월 100만원 정도. 그다지 많다곤 볼 수 없지만, 60만∼70만원에 불과한 장애인 평균수입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사회 전반적으로 만화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일거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복지관쪽은 올 10월 졸업하게 되는 만화기능과 에니메이션훈련반 2기 과정에 이어, 앞으로도 계속 교육과정을 마련해 해마다 18명 정도의 장애인 전문만화가들을 양성할 계획이다. 올 졸업에 때맞춰선 전국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만화페스티벌도 개최하기로 했다. 장애인 만화가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이다.
남석우 복지사는 “장애는 결코 취업에 걸림돌이 될 수 없다”며 “장애인들이 사회적 제약을 뚫고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자리잡을 수 있음을 입증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문의: 02-3665-3831).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