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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소외된 어린이에게 추억의 사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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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5-0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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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없는 아이들이나 외딴 섬에 사는 아이들, 오지에 사는 아이들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간직할 사진이 없잖아요. 그래서 그들한테 소중한 추억이 담긴 사진을 찍어 남겨주자고 생각했죠.”

소외된 아이들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을 찾아주는 ‘어린시절’ 홈페이지(www.childhood.or.kr) 운영자인 예민수(36)씨는 전문 사진가다. ‘어린시절’은 전문 사진가들이 고아, 장애아동 등 사회적으로 소외돼 있는 어린이들한테 사진을 무료로 찍어주고 커서 언제든 찾을 수 있도록 50년간 필름을 보관해주는 단체다. 복지시설이나 섬, 오지 등에서 ‘어린시절’ 홈페이지 게시판에 생일이나 입학, 졸업식 등 행사가 있다고 띄우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자원봉사자(전문 사진가)에게 촬영을 맡긴다.

어린이날인 지난 5월5일 처음으로 서울시내 은평천사원과 교남학교 소망의 집, 주몽학교 등 아동복지시설 3곳에서 봉사활동을 폈다. 이날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중앙대 유경선 교수 등 10여명의 사진가들은 아이들이 초청받은 의정부 미8군이며 연극 공연장까지 따라가 셔터를 눌렀다.

현대PR사업본부 사진담당과장인 예씨가 ‘어린시절’을 만들게 된 건 순전히 일 때문이다. “현대그룹 사보에 좋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카메라에 담는 고정코너가 있습니다. 한 10년간 그런 사람들을 찾아다니다보니 ‘나도 해볼 만한 일이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다 ‘어린시절’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이제 막 시작했지만 자원봉사자 모집은 큰 문제가 없다. 사진학과 졸업생과 재학생만 해도 전국에 2만5천여명이나 되는데다 사진학과 출신 선후배들을 연결하면 어렵지 않게 2천여명의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전국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걱정은 사진제작에 들어갈 비용 마련이다. “작은 사랑을 실천하는 후원봉사자들이 많이 늘었으면 합니다. 한달에 5천원씩만 후원해줘도 그것으로 1년에 12명의 어린이에게 20장 정도의 사진을 찍어 추억거리를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찍은 사진을 복지시설에 보내주기는 하지만 아이들이라 간직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수많은 아이들에게 사진을 한장씩 다 나눠주기는 어렵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필름을 50년간 보관하는 겁니다. 날짜와 시설, 장소별로 필름을 보관해두면 나중에 커서 그때 내가 어느 시설에서 자랐다는 것만 알아도 쉽게 찾을 수 있잖아요.” 문의 (02)746-3346.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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