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위반 촬영해 보상금받는 전문고발꾼… 주변의 눈총 견뎌도 일거리 줄어 울상
“우리 관내에서만 실업자가 90명쯤 갑자기 구제된 셈이죠, 뭐.” 서울 강남경찰서 교통과 박흥채 계장이 내던지듯 하는 한마디가 시큰둥했다. 사실 박 계장은 요즘 정신이 하나도 없다. 매일같이 20∼30명씩 몰려와 수천장에서 많게는 1만여장에 이르는 사진들을 내려놓고 가는 신종 민간인 교통 ‘고발꾼’들 뒷바라지에 치여 다른 일은 아예 손도 못 대고 있다는 게 그의 하소연이다.
과연 사무실 풍경은 차분하고 정돈된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교통지도계 사무실 입구쪽엔 하얀 서류가 들어 있는 종이상자들이 겹겹이 쌓여 있다. 책상 위엔 자동차 사진이 붙은 하얀색 서류들이 빼곡이 들어차 빈 자리를 찾기 힘들다. 그 옆에선 6대의 컴퓨터와 스캐너를 사용해 계약직 여직원들이 그 서류들의 사진과 내용을 경찰 전산망에 입력하느라 바삐 손을 놀리고 있었다.
고발꾼 뒷바라지에 치이는 교통지도계
“아, 글쎄 이 사무실 난리난 모습 좀 봐요.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 원래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강남서 등 온 나라 경찰서의 교통지도계 사무실에 서류더미가 몰아치기 시작한 건 지난 3월20일께부터였다. 시민들의 건전한 신고의식 함양을 통한 교통질서 확립을 기치로 내걸고 교통신고보상제가 3월10일 실시된 뒤 나타난 변화였다. “제도가 시작되고 한 열흘 정도 지나니까 갑자기 사진을 든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더군요. 애초 목표였던 일반 시민들은 관심없고 전문꾼들만 살판난 거죠 뭐.” 보상제가 전문고발꾼 열풍으로 이어진 데는 신문과 방송의 힘이 컸다. 이 신종제도를 이용해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사람들 얘기는 흥미로운 기삿거리였다. “울산에 사는 누가 5천건을 신고해서 1500만원을 벌었다”거나 “광주에서도 누가 길목을 하나 잡고 수천건을 한꺼번에 제출해 떼돈을 벌게 됐다”는 보도들이 나가면서 돈될 일을 찾던 사람들 가슴에 불을 붙였다. 웬만큼 사진을 만졌던 사람들은 있던 카메라를 들고, 신참자들은 거금을 들여 고급 카메라를 마련해 너도나도 길거리로 나서기 시작했다. “쉽게 생각한 거죠. 카메라 한대 들고 나가기만 하면 무진장 금맥이 널려 있으리라 본 겁니다.”(김아무개씨·31·경기도 안산시) 이렇게 신종 사업에 뛰어든 이들은 강남서에서만 80여명에 이르고, 서울시내 31개 각 경찰서마다 20∼30명씩은 흔히 볼 수 있다고 한다. 전국적으로는 1천여명에 육박하지 않겠냐는 게 경찰과 고발꾼들의 자체 추산이다. 실업상태로 지내다 일거리를 찾아 뛰어든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다른 일을 하면서 부업 삼아 나선 이들도 적지는 않다. 이강호(43·가명·서울시 광진구 구의동)씨는 원래 건축자재 납품업을 했다. “구제금융 한파에 사업을 말아먹고 한동안 집에서 쉬다가” 거리의 고발꾼이 됐다. 사업이 한창 잘 나갈 무렵 사진에 취미를 들여, 풍경사진 동호회에서 활동한 경력을 믿고 나서게 됐다고 했다. “대개 사진을 하던 사람들이 많아요. 사진관 하던 분도 있고, 사진 공부하고 일 못 찾은 젊은이들도 있고, 나처럼 취미로 사진하던 사람도 있고.” 남의 치부를 몰래 고발해 손쉽게 떼돈을 벌고 있다는 시각에 대해, 이씨는 할말이 많은 듯했다. 무엇보다 생각만큼 큰 돈이 되지 않는다는 거였다. “처음엔 하루 1천장 찍으면 300만원 번다는 단순한 계산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하루 1천장 찍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나는 많아야 100장 정도 찍는다. 그나마 처음엔 각종 시행착오가 많아 버린 필름만 100통이 넘는다.” 전국 1천여명이 거리를 누비고 있다
시행착오에 따른 손해는 전문고발꾼들이면 누구나 가장 골머리를 앓는 과제다. “중앙선을 넘는 차를 무조건 찍는다고 다 받아들이는 게 아니다. 경찰에 내는 사진 두장이 모두 정확하게 차량번호를 담고 있어야 하고, 또 반드시 황색선을 밟고 지나는 게 분명하게 보여야 한다. 이런 게 제대로 안 돼서 버려야 하는 사진이 지금도 20%는 된다.”(최아무개·34) 첫 사진을 찍고 두 번째 사진의 타이밍을 놓쳐 이미 돌아선 차 옆모습만 담거나 차 바퀴가 황색선에서 떨어진 탓에 수백장을 고스란히 퇴짜맞은 것은 고발꾼이면 누구나가 해본 경험이다. 이강호씨는 처음 시내도로에서의 버스전용차선 위반도 신고대상이 되는 줄 알고 위반차량을 부지런히 카메라에 담다가, 고속도로에서의 전용차선 위반만 해당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쓰린 속을 달래기도 했다. “지금도 찍는 사진의 20% 정도를 그렇게 버리고, 또 경찰에 제출해도 이런저런 이유로 20% 정도는 퇴짜를 맞는다. 필름값, 인화료, 기름값, 밥값에 신고서 복사비까지 치면 꼭 공짜로 떼돈 버는 것만은 아니다.” 3천원이 보상되는 사진 한장당 원가가 최소 500원은 들 거라는 항변이다.
주변의 눈총에서 오는 심리적 부담도 만만한 게 아니다. 꼭 위반하다 걸리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차를 타고 지나가다 고발꾼들을 발견한 사람들은 ‘독립군이 일본 밀정 보듯’ 흘겨보기 일쑤다. “할짓 없어서 그 따위 짓이냐”며 힐난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불법 유턴을 하다 카메라에 걸린 것을 알고 성난 얼굴로 덤벼드는 이들과의 승강이는 고발꾼이라면 피할 수 없는 직업적 고충이다. 이강호씨는 “한번은 막 차를 돌리다 카메라를 본 사람이 쇠로 된 장도리를 들고 쫓아와 필름 내놓으라며 위협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김아무개씨는 “언제 누가 달려와 시비를 걸까봐 늘 조마조마한 심정”이라고 했고, 송아무개(50)씨도 “차를 돌리려고 주위를 둘러보는 운전자들 눈길이 꼭 나를 째려보는 것만 같다”고 했다.
스스로도 꺼림칙한 마음을 떨치지 못하다보니, 주위에 하는 일을 알리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강호씨는 “도둑질도 아니고, 정부에서 하라고 하는 떳떳한 일이라고 자부해보지만, 마음 한편이 떳떳치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최아무개씨는 아예 부인에게도 비밀로 한 채 이 일을 하고 있다. 벤처기업에서 영업사원으로 있다 거리로 나선 최씨는 “지난해 중반부터 회사 사정이 어려워져 월급도 많이 밀린 상태라 어쩔 수 없이 이 일에 나섰지만, 아내에겐 차마 말하지 못하겠다”며 “회사 사정이 나아져 곧 돈이 나올 거라고 말해놓았다”고 말했다. 송아무개씨도 “몇년을 놀다 애들 학원비라도 마련해야지 싶어 나선 일이긴 한데, 썩 내키지만은 않는다”며 “친한 친구놈한테 슬며시 이 얘길 했더니 ‘야, 그러다 맞아죽어’ 하며 혀를 차더라”고 했다.
촬영장소 찾아 삼만리… 파파라치도 한철
물론 모두가 다 이런 생각인 것은 아니다. 개중에는 프로의식을 갖고 이 일에 매진하는 사람도 있다. 문아무개(46·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씨가 대표적인 경우다. 문씨는 하루 300∼350장을 찍는 베테랑급 고발꾼이다. 이중 실제 인정을 받아 돈이 되는 비율도 80% 이상이다. 자세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그는 새벽에 하는 본업이 있다고 했다. “돈이 될 것 같아 비는 낮시간을 이용하기로 하고 뛰어들었다. 새벽 4시부터 7시까지 원래 하던 일을 하고, 8시부터 거리로 나간다. 거리를 돌며 장소를 물색한 뒤 사진을 찍는데, 보통 해지기 전인 6시 정도까지 한다. 이어 필름을 현상소에 맡겼다 7시쯤 찾아서 자정까지 신고서에 사진을 붙이고 촬영장소 등을 기재하는 서류작업을 한다.”
잠자는 시간까지 줄여가며 뛰어든 만큼 직업의식을 갖고 노력해야 한다는 그의 각오는 보통 고발꾼의 그것을 뛰어넘는다. 실제로 그는 대부분의 고발꾼들보다 훨씬 부지런했다. 대개 고발꾼들이 오전 느지막하게야 일에 착수하는 것과 달리, 그는 아침과 오후 쉼없이 카메라 셔텨를 누르느라 바쁘다. 촬영을 하지 않을 때면 부지런히 승합차를 몰고다니면서 좋은 목을 찾는다. “유턴가능 구간이 짧아 좀 괜찮다 싶은 장소를 발견해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신호체계도 분석해야 하고, 차량흐름도 살피고, 지역경찰서에 물어보고 해야 한다. 출근시간대냐 아니냐에 따라 위반지점이 다른 경우도 많다. 이런 것들을 계산해 장소를 정해야 제대로 찍을 수 있다.”
비가 오면 공치는 날이라는 대부분 고발꾼들의 선입견도 그는 단호히 거부했다. 망원렌즈를 쓰면 완전히 먹구름이 껴 어두컴컴한 날만 아니라면 비오는 날이라고 해도 사진이 나온다는 것이다. “처음엔 카메라를 잘못 사는 바람에 셔터 속도가 느려 위반차량을 놓치기 일쑤였다. 36방짜리 필름 한통에 버리는 게 10장가량 됐다. 하지만 지금은 3장 정도만 빼면 된다.”
그가 사업가적 안목으로 냉정하게 판단하는 이 고발사업의 지속기간은 올해 말까지다. “내년에 월드컵이 열리니까, 정부가 그 전에 질서의식을 잡기 위해 이 일을 시작했다고 본다. 원가가 20% 정도고 노력한 만큼 수입이 되는 사업인 만큼,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최선을 다하겠다.”
직업적으로 뛰어든 문씨나 소일삼아 나선 송씨나 할 것 없이 고발꾼들이 털어놓는 가장 큰 당장의 불만은 한 가지로 모아진다. 보상급 지급에 시간이 너무 걸린다는 점이다. 지난 3월10일 제도 시행 이래 두달이 다 돼가는데도 아직 대부분의 경찰서에서 서류처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보상급 지급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문씨는 “일을 시작하면서 카메라와 망원렌즈 등을 사느라고 200만원쯤을 쓴데다, 필름값과 기름값, 밥값 등 경비는 계속 들어가는 데도 돈이 안 나와 답답하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사실 이 일 하는 사람 대부분이 마땅한 직업도 없이 어렵게 살다 빚내서 시작한 사람들이다. 사진만 내면 바로 돈이 나오는 줄 알고 뛰어들었는데 돈이 자꾸 밀린다. 원래 신고접수 뒤 5일 안에 처리하게 돼 있는 걸로 아는데, 경찰이 너무 신경을 안 쓴다. 나는 일단 지금까지 한 것만이라도 나오면 바로 손을 뗄 생각이다.”(송아무개씨)
도로시설 보완해 좋은 목 줄어들어
경찰도 할말은 있다. 신고가 한꺼번에 몰린데다 일손이 달려 어쩔 수 없는 처지라는 것이다. 강남서 관계자는 “전국 경찰서에서 한꺼번에 전산화 작업을 하는 바람에 전산망 접속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며 “일선서에 맡길 게 아니라 차라리 각 지방경찰청별로 전담반을 꾸려 이 업무를 전담하게 해야 처리속도도 빨라지고 고발꾼의 민원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서에선 고용직 6명에 교통기동대 12명까지 지원받아 스캔작업을 해도 한 사람당 하루 100건 정도밖에 처리를 못한다”며 “하루에 많게는 1만건까지 쏟아지는 판에 그냥 일선서에 맡겨버리는 상급기관이 잘못”이라고 성토했다.
장기적으로 갈수록 일거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점도 고발꾼들을 우울하게 하는 점이다. 고발꾼들의 활동이 알려질수록 운전자들의 경각심도 커질 것이고, 따라서 무작정 위반행위도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택시 등 영업용은 벌써 현저하게 위반건수가 줄어들었다. 좋은 목들도 자꾸 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앞으로 벌과금 고지서가 날아들게 되면 답답한 흐름을 탓하며 마구 차를 돌리는 행동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다. 한번 걸리면 최소 6만원에 벌점 30점인데, 누가 함부로 불법할 수 있겠나.”(문아무개씨)
행정기관의 도로 시설보완도 좋은 목을 자꾸 줄이는 요인이다. 경찰과 구청 등은 민원소지를 없애기 위해 신고건수가 많은 구역부터 유턴이 가능한 흰색 점선구간을 늘리거나 아예 불법유턴이 불가능하도록 노란색 차단봉을 설치하는 등 시설보완에 적극 나서고 있다. 강남구만 해도 이미 성수대교 남단과 매봉터널 북단 등 5곳에 이런 식으로 보완을 했다. 모두 신고건수로 전국 1, 2위를 다투며 고발꾼들 사이에 최고의 목으로 꼽혀 자리경쟁이 치열하던 곳이다. 한 사람당 많게는 하루 500여장씩 위반현장을 사진에 담아내기도 한 곳이지만, 벌써 옛 얘기가 됐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경찰의 심사도 고발꾼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특히 강남서와 영등포서, 송파서 등 신고가 부쩍 몰리는 경찰서일수록 심사는 한층 깐깐하다. 지난 4일까지 전국적으로 50여만건의 신고가 접수됐는데, 그중 강남서 관할지역이 6만4664건으로 가장 많았다. 같은 서울이라도 성동경찰서는 90여건에 불과한 터여서, 강남서 등이 심사를 강화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해보인다. 강남서의 한 심사 담당 경찰관은 “자기도 모르게 사진을 찍힌 사람 입장에서 판단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고발꾼들의 생각은 이와 딴판이다. 노아무개(43)씨는 “금융결제원 앞 길은 처음 한동안은 다 접수해주던 지역인데, 요즘은 선이 잘 안 보인다, 어떻다며 안 받아줘 그동안 찍어둔 사진 1500장을 다 날리게 됐다”고 볼멘 소리를 털어놓았다.
정부 시책 따르며 떳떳해지기 위해…
이강호씨는 경찰과 우리 사회의 이중적 의식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며 한층 근본적인 지적을 내놓았다. “사실 우리 활동은 법의식을 강화하고 교통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정부가 먼저 생각해낸 것이다. 우리는 정부 시책을 충실히 따르는 사람들일 뿐이다. 경찰은 벌과금 징수도 늘어나는 등 우리 덕을 톡톡히 보면서도 일처리에선 늘 자기들 편의만 생각한다. 시민들도 그렇다. 남들 위반하는 것 보면서 나만 법규 지키면 손해본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도 자기가 위반하다 걸리면 억울해하기부터 한다.” 이씨는 “나는 요즘 사진찍힐까봐 겁나기도 하고, 남의 사진찍으면서 위반하기도 꺼림칙해 거의 법규를 어기지 않는다”며 “사람들 사이에 이런 의식이 퍼지는 데 일조한다고 생각하면 조금은 덜 부끄럽고 더 떳떳해진다”고 말했다.
손원제 기자 wonje@hani.co.kr

사진/ 고발서류가 경찰서에 쌓이고 있다. 강남경찰서 교통과의 한 경찰관이 접수된 신고서류를 검토하고 있다.(강창광 기자)
“아, 글쎄 이 사무실 난리난 모습 좀 봐요.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 원래 이런 모습은 아니었다. 강남서 등 온 나라 경찰서의 교통지도계 사무실에 서류더미가 몰아치기 시작한 건 지난 3월20일께부터였다. 시민들의 건전한 신고의식 함양을 통한 교통질서 확립을 기치로 내걸고 교통신고보상제가 3월10일 실시된 뒤 나타난 변화였다. “제도가 시작되고 한 열흘 정도 지나니까 갑자기 사진을 든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더군요. 애초 목표였던 일반 시민들은 관심없고 전문꾼들만 살판난 거죠 뭐.” 보상제가 전문고발꾼 열풍으로 이어진 데는 신문과 방송의 힘이 컸다. 이 신종제도를 이용해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는 사람들 얘기는 흥미로운 기삿거리였다. “울산에 사는 누가 5천건을 신고해서 1500만원을 벌었다”거나 “광주에서도 누가 길목을 하나 잡고 수천건을 한꺼번에 제출해 떼돈을 벌게 됐다”는 보도들이 나가면서 돈될 일을 찾던 사람들 가슴에 불을 붙였다. 웬만큼 사진을 만졌던 사람들은 있던 카메라를 들고, 신참자들은 거금을 들여 고급 카메라를 마련해 너도나도 길거리로 나서기 시작했다. “쉽게 생각한 거죠. 카메라 한대 들고 나가기만 하면 무진장 금맥이 널려 있으리라 본 겁니다.”(김아무개씨·31·경기도 안산시) 이렇게 신종 사업에 뛰어든 이들은 강남서에서만 80여명에 이르고, 서울시내 31개 각 경찰서마다 20∼30명씩은 흔히 볼 수 있다고 한다. 전국적으로는 1천여명에 육박하지 않겠냐는 게 경찰과 고발꾼들의 자체 추산이다. 실업상태로 지내다 일거리를 찾아 뛰어든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다른 일을 하면서 부업 삼아 나선 이들도 적지는 않다. 이강호(43·가명·서울시 광진구 구의동)씨는 원래 건축자재 납품업을 했다. “구제금융 한파에 사업을 말아먹고 한동안 집에서 쉬다가” 거리의 고발꾼이 됐다. 사업이 한창 잘 나갈 무렵 사진에 취미를 들여, 풍경사진 동호회에서 활동한 경력을 믿고 나서게 됐다고 했다. “대개 사진을 하던 사람들이 많아요. 사진관 하던 분도 있고, 사진 공부하고 일 못 찾은 젊은이들도 있고, 나처럼 취미로 사진하던 사람도 있고.” 남의 치부를 몰래 고발해 손쉽게 떼돈을 벌고 있다는 시각에 대해, 이씨는 할말이 많은 듯했다. 무엇보다 생각만큼 큰 돈이 되지 않는다는 거였다. “처음엔 하루 1천장 찍으면 300만원 번다는 단순한 계산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하루 1천장 찍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나는 많아야 100장 정도 찍는다. 그나마 처음엔 각종 시행착오가 많아 버린 필름만 100통이 넘는다.” 전국 1천여명이 거리를 누비고 있다

사진/ 법규위반 요지에는 어김없이 고발꾼이 자리잡고 있다. 한 전문 고발꾼이 육교 위에서 법규위반 차량을 촬영하고 있다.(탁기형 기자)

사진/ 운전자의 법규위반을 원천봉쇄하라? 강남구는 불법 유턴 다발지역인 성수대교 남단 중앙선에 지난달 차단봉을 설치했다.(강창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