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실 뛰다’의 색다른 실험
등록 : 2001-05-08 00:00 수정 :
‘뛰다’의 다섯 멤버들은 자신들의 모임을 극단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연습실’이라고 한다. ‘연습실 뛰다’.
“흔히 연극 또는 극단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관습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저희가 만들고 싶은 작품, 지향하는 모습도 그렇고요.” ‘뛰다’는 올 2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을 졸업한 다섯명의 졸업동기생들이 만든 극예술 모임이다. 연출을 전공한 배요섭(27)·이현주(28)씨, 연기를 전공한 윤진성(29)·최재영(25)·황혜란(29)씨가 그들이다. “우리가 하고 싶은 작품을 우리 스스로 채우면서 해보고 싶었습니다. 다른 단체들이 하지 않는 실험들도 자유롭게 하고 싶었고요.” 이들이 기성 연극판에 뛰어들지 않고 작은 모임을 직접 꾸려나가는 이유다.
‘뛰다’는 지난 4월 말 인형극 <상자 속 한여름밤의 꿈>으로 공식 ‘데뷔’했다. 데뷔장소는 극장이 아닌 인사동 경인미술관 앞마당. 작품의 형식을 고려해 야외공연무대를 찾다가 경인미술관쪽의 승낙을 받아 저녁시간에 조촐하게 조명을 밝히고 사흘 동안 공연했다. 반응은 ‘의외로’ 너무 뜨거웠다. 이곳에서 오는 5월25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남양주 세계야외공연축제’의 관계자를 만나 축제에도 참가하게 됐다.
<상자 속 한여름밤의 꿈>은 20cm 크기의 끈인형과 탈을 쓴 사람이 함께 등장하는 독특한 양식의 인형극. 작은 인형들을 눈여겨보면 골판지 몸통과 지우개 발 등 일상적인 소재를 활용해 만든 ‘재활용 정신’이 돋보인다. “‘재활용’이란 저희 단체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해요. 사실 한 작품을 하고 나면 너무 많은 쓰레기들이 쏟아져나옵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병뚜껑이나 형광등 등 버리는 물건을 활용했고, 앞으로도 자연친화적인 작품을 계속해서 만들고 싶습니다.”
인형극으로 데뷔했지만 인형극 단체는 아니다. 예술종합합교 제1회 여성예술제에 올리는 두 번째 작품 <빨간 구두>는 마임을 활용한 일종의 이미지 재현극이다. “어떤 장르를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장르 등의 형식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하는 열린 연극을 할 생각입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젊은 저희들의 몫이 아니죠.”
김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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