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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군대 문제도 다 노무현 탓이다?

군악대장 스토킹, 폭행, 사기 등 해결방안 묻자 지난 정권 비난으로 일관한 이상희 국방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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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0-13 13:36 수정 : 2008-10-1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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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방부가 교육과학기술부에 전두환 독재정권을 미화하고 미국을 칭송하는 내용을 교과서에 담도록 요구한 사실이 알려져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너무 보수적인 견해도 문제였지만, 중립을 지켜야 할 군 스스로가 이념논쟁의 장에 뛰어들었다는 점이 가장 큰 사유였다. 그런데 군이 이념논쟁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공개적으로 지난 정권을 비난하며 현 정권을 옹호하고 나섰다.

최근 일어난 각종 군 기강해이 사건의 원인은 전 정권에 있으며, 특수 권력관계인 군에서 불온도서 금지는 당연하다고 답한 국방부의 답변서.

서면 답변에서 노골적으로 편향 드러내

“현 정부 출범 이후, 우리 군은 ‘편한 군대가 민주 군대’라는 과거 잘못된 인식을 일소하고 ‘강한 군대’ 육성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최근 군에서 발생한 일련의 사고들도 과거 무사안일의 ‘행정적 군대’에서 ‘전투 위주의 군대’로 변모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입니다.”

여군 군악대장 스토킹 사건과 공병학교 소령의 상습 폭행, 위관 장교들의 400억원대 금융 사기 사건 등 군 기강 해이를 바로잡을 방안을 묻는 이춘석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국방부가 내놓은 서면 답변이다. 모든 사고 원인을 전 정권 탓으로만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국방부의 속내는 ‘※ 표시’까지 딸린 참고 설명에서 더욱 노골적으로 표현돼 있다. “금융 피해, 보험 사기, 초소 붕괴 등 대부분의 사고가 과거(정권)에 뿌리를 두고 있음.”

이같은 답변을 내놓은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 대장으로 승진해 합참의장까지 지내고 올해 초 장관으로 발탁됐다. 과거 정권 때 군의 잘못이 있었다면,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다. 지난 정권에서 육군참모총장과 국방부 장관을 지낸 김장수 한나라당 의원은 이같은 국방부의 태도를 어떻게 생각할까? 의원실 관계자는 “의원님께 말씀드렸으나 별말씀이 없으셨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과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의 <대한민국사> 등을 병영 내 반입 금지 조처한 ‘불온도서 사건’과 관련해서도 시대착오적인 태도를 보였다. “보안의식을 높이기는커녕 조롱만 당한 것 아니냐”는 이 의원의 질의에 대해 “불온서적은 군인 복무규율 등 관련 규정에 의거 선정… 23개 도서가 군내에 반입될 경우 장병 정신교육이 저해될 것을 우려하여 각급 부대에 차단 대책을 강구토록 한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국방부는 아울러 “아울러 군인은 신성한 국방 의무를 수행하는 특별 권력관계(헌법 제37조 2항)에 해당되어 일반 국민의 기본권 중 일부는 제한이 가능합니다. 따라서 군인이기에 사회 일반인 기준과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출판·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라며 금서 조처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국방부가 근거로 제시한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 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라는 헌법 37조 2항은 군대의 특수성을 인정하는 조문이 아니다. 오히려 국민의 기본권 제한은 일부 경우에 한해 법률로 가능하다는 과잉제한금지 원칙을 천명한 조항이다. 결국 국방부 주장대로 이 조문을 충실히 따르자면, 법률보다 하위인 군인 복무규율을 근거로 기본권을 제한한 군 당국의 조처는 문제라는 지적도 가능하다. 국방부 스스로 제 발등을 찍고 있는 셈이다.

군가산점제 부활도 강조

이춘석 의원은 “헌법에서 특별 권력관계라는 개념이 폐기된 지 오래”라며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조직적 특성이나 국가권력의 우월적 지위를 내세우며 기본권을 제한하려는 것은 퇴행적인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국방부는 서면 답변을 통해 “국가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한 자에 대해 실질적인 예우와 보상을 해야 한다”며 군가산점제의 부활을 강조했고, 군사법의 독립성을 해친다는 지적을 받아온 관할관 확인제도(일선 지휘관이 재판에서 선고된 형을 임의로 감경해주는 것)와 심판관제도(일반 장교들이 재판에 참여하는 것)와 관련해서도 “더 이상의 (폐지) 논의는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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