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말하라. 바보 같은 진실은 바보같이 말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진실은 마음에 들지 않게 말하고, 슬픈 진실은 슬프게 말하라.” 기자라면 한 번쯤은 되뇌어보는 <르몽드>의 창간자 위베르 뵈브메리의 말이다.
권위지의 상징인 <르몽드>가 매월 한국을 찾는다. <르몽드>의 월간지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이다.
한국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성일권(45) 발행인은 “1954년 <르몽드>가 첫 발행한 월간지로, 세계적 지성들에게 정치·외교, 경제·사회, 문화·예술 분야에서 토론의 장을 만들어왔다”며 “현재 세계 71개 국가에서 25개 언어로 240만 부가 발행되고 있다”고 잡지를 소개했다. 세계적인 학자 노엄 촘스키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세계의 창”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기자 출신인 성 발행인이 <르몽드>와 인연을 맺은 것은 프랑스 유학 때였다. <경향신문>과 <문화일보>를 거치고 훌쩍 넘어간 프랑스에서 만난 지도교수 장 마리 뱅상은 <르몽드>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좌파 정치학자였다. 성 발행인은 “애초에는 주간지인 <르몽드2>의 한국판에 관심이 있었다”며 “그러나 <르몽드> 본사와의 협의를 거쳐 월간지를 발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지난 2006년 한국판을 처음 내놓았으나 뿌리 내리기에 실패한 바 있다. <르몽드>로서는 두 번째 도전인 셈이다.
성 발행인은 “신자유주의의 위기 속에서 다시 한 번 우리가 진보의 가치를 되새겨봐야 한다는 뜻에서 한국판 출간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신자유주의 흐름에 가장 강력하게 맞선 매체가 바로 <르몽드> 아닌가. 9월27일 첫 발행된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10월호의 톱기사도 “미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사회주의자로 회귀하다”라는 도발적인 제목을 달고 있다.
성 발행인은 “<르몽드>와 계약하면서 언론의 독립성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며 “계약서에는 거대 신문사의 부록이나 특정 정파의 기관지로 발행돼서는 안 된다는 조항도 있다”고 전했다. 독립성을 생명으로 아는 <르몽드>다운 조항이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주요 기사는 정기적으로 <한겨레> 국제면을 통해서도 소개된다. 인터넷 주소는 www.ilemonde.com.
성 발행인은 “<한겨레21>과 <한겨레>의 독자뿐만 아니라 <조선일보>를 고집하는 이들도 한 번쯤은 읽고 생각해봐야 하는 내용들이라고 자신한다”며 “이를 통해 한국 사회의 토론 내용도 더 깊고 풍부해졌으면 한다”고 말을 맺었다. 포털 네이버에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를 읽고 토론하자는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친구들’이란 카페까지 벌써 생겼다고 한다. 참 빠른 세상이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한국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의 성일권 발행인. 미디어오늘 제공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