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감격스럽다. 군은 매년 “불온서적 무단 반입시 장병 정신 전력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는 서적을 선정해 안으로 군 기강을 확립하고 밖으로 전 국민 독서화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어떻게 반입할까 고민하다 정신에 무리가 가는 것보다는 반입하지 않는 것이 권장되며, 부분적으로 책장이 떨어지거나 줄을 많이 쳐 글자를 알아보기 어려운 온전하지 않은 (불온)서적을 반입하여 궁금증으로 인해 광적인 증상으로 치달을 수 있는 사정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 그외에 이 책들이 어떻게 불온한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아주 특이한 케이스로 ‘소가 될 수 있’(저해요‘소가 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
군은 지난해에도 <국가의 역할> <한국 사회의 성찰> <민주화, 세계화 ‘이후’ 한국> 등의 책을 지정해 문화관광부의 ‘우수 학술도서’ 선정 도서와 리스트 다툼을 하는 등 새로운 권위 있는 도서 위원회로 거듭나기 위해서 도서 선정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올해는 특히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이뤄져서인지 분야별로 책이 엄선됐다.
남한의 조준 실사 능력을 낱낱이 드러낸 <역사는 한 번도 나를 비껴가지 않았다>, 남한에선 젓가락도 없이 밥을 먹는 줄 알게 하는 <지상에 숟가락 하나> 등은 ‘북한을 이롭게 하는 도서’에, 대한민국을 외국에 팔려고 내놓은 부동산 취급하는 <대한민국 사(史)> 등은 ‘반정부 도서’에, 자본주의 시대에 한물간 게릴라전의 덫을 이야기하는 <세계화의 덫> <삼성왕국의 게릴라들>은 ‘반자본주의 도서’로 선정됐다.
본 선정위원회가 올해 선정한 책이 발빠르게 높은 열독률을 보이고 있다는 훈훈한 소식이다. “안 읽은 다른 책들은 꼭 사서 봐야겠네요.” “어제 신문 보고 오늘 도서관에서 1권부터 빌려왔슴돠. 꼼꼼 읽어봐야지. 왜 국방부에서 올여름 필독서로 선정했는지.” “중학교 때 학교 추천 도서로 읽었는데 이를 어쩌지? ㅋㅋㅋ.” “나는 이 책을 논술 공부할 때 읽었더랬다.” “입대 1년 전부터 입영자원들이 카스나 스포 게임을 하는 걸 금지하는 게 더욱 효과적이라 하겠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청년들에게 불온함의 상상력을 불러일으켜주심을 가슴 절절히 삼가 사의를 표합니다.” “따로 보관함에 담을 필요도 없이 바로 여기에서 장바구니에 넣으면 되겠군요.”
*본 글은 인터넷서점 알라딘의 ‘2008 국방부 선정 불온서적’ 이벤트 페이지 이미지와 올라온 댓글을 무단 도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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