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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보도국 경제부의 ‘여성 사령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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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4-24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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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이런 게 기삿거리가 되나요?”

한국방송 보도국의 최춘애(46) 경제부장은 20년 이상 해온 취재기자에서 취재원으로 자리바꿈하는 것이 영 쑥스러운 듯했다. 지난 4월14일 인사발령을 받은 그는 중앙언론사의 이른바 메이저 부서 가운데 하나인 경제부 책임자에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오른 인물이다. 노동인구 가운데 절반이 여성이지만 주요 부서의 중간간부에 여성이 올랐다는 사실이 여전히 화제가 되는 게 한국사회다.

1977년 여성 최초로 동양방송에 공채로 입사한 최씨는 83년 경제부에 발을 들여놓으며 20년 가까이 경제뉴스를 보도해온 경제통이다. “회사 들어온 다음에 들은 이야기지만 그때만 해도 여기자가 들어오는 데 보도국 내부에서 반대가 많았대요. 올해 KBS에 들어온 신입기자 26명 가운데 9명이 여기자니 세상 많이 변했지요.” 그가 여성으로 처음 문을 연 경제부에도 이제는 세명의 여기자가 일하고 있다.

경제기자를 오래 했지만 이른바 물좋다(?)는 부처 출입을 해본 적은 없다. “아마 비주류인 여성이란 점도 있었겠지요. 그러나 제게는 오히려 현장을 주로 뛴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해외출장 횟수라면 보도국 전체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바쁘게 국내외 현장을 뛰어온 그는 90년대 초반 해외를 돌며 만들었던 특집 프로그램 <이것이 경쟁력이다>를 가장 기억에 남는 리포트로 기억한다.

최씨는 “너무 어렵다”, “기사가 너무 연성화되는 것 아닌가” 하는 시청자들의 다양한 요구사항에 ‘눈높이 기사’로 답할 생각이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더라도 숫자가 지루하게 이어지거나 알아듣기 힘든 전문용어만 나열되는 기사라면 과감히 포기할 생각입니다.”

지금은 ‘사령부’에서 일하고 있지만 그의 꿈은 여전히 ‘현장’이다. “미국의 시사다큐 프로그램인 의 <60분>이나 의 <20/20>을 보면 백발성성한 기자들이 나오잖아요. 저 역시 후배들에게 줄 도움이 남아 있을 때까지는 현장에서 뛰는 기자로 남고 싶습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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