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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발달장애 딛고 아나율 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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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4-1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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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의 10제자 중 아나율이란 이가 있었다. 그는 앞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좌절하지 않고 꾸준히 수행을 이어갔다. 결국 그는 ‘천안통’이라 하여 마음으로 모든 걸 볼 수 있는 훌륭한 존자가 됐다. 구로종합사회복지관 부설 아나율장애어린이집에서는 마음의 눈을 틔우는 ‘어린 아나율들’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3월 문을 연 아나율어린이집은 구로지역 저소득계층의 발달장애아 스물한명이 생활하는 보육시설이다. 발달장애는 정신장애, 자폐, 다운증후군을 모두 포함한다. 4월9일 오전 음율시간, 아이들이 선생님과 눈을 맞춘 채 율동하며 노래 부르는 동안 상당수의 아이들은 무표정하게 있거나 과잉반응을 하기도 한다. 대부분 경증인 6∼10살 사이의 아이들이지만 줄맞춰 앉히는 데만 꼬박 반년이 걸렸다고 한다. 정신발달 수준이 2살 미만이기 때문이다. 원장과 조리교사를 포함해 모두 9명의 교사들이 아이들을 돌보고 있으나 일손이 만만치 않아 보였다. 일주일에 두번씩 비장애아 어린이집을 찾아 통합교육을 받을 때나, 한달에 한번씩 야외수업을 갈 때일수록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절실하다.

구청이나 보건복지부의 지원은 교사월급과 어린이집 살림살이에 들어가면 남는 게 없는 탓에 후원도 아쉽다. 김명준 원장(33·앞줄 가운데 아이 안고 앉은 이)은 “발달장애아일수록 조기특수교육이 필요하다”며 “대부분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이라 언어치료 등 전문적인 치료를 위한 비용은 개인후원과 단체결연을 주선한다”고 말한다. 아나율어린이집은 부모교육도 함께 진행한다. 부족한 시설이나 교사의 숫자 못지않게 부모가 아이의 장애사실을 인정하지 못해 교육의 기회를 놓치는 것도 발달장애아 교육의 큰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아나율어린이집 아이들은 오는 4월27일 봄나들이를 함께 해줄 자원봉사자와 사업후원자를 기다리고 있다. (문의: 02-852-1628)

김소희 기자 so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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