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법 알면 죽음도 피하죠"
등록 : 2000-08-09 00:00 수정 :
“때로는 오열하는 가족들의 울부짖음에서, 때로는 소생의 환희를 느끼는 환한 얼굴에서 생명의 소중함을 느낍니다. 한 사람이라도 헛되이 목숨을 잃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책을 내놓게 됐습니다.”
충남 보령시 대천적십자 인명구조대장 전달양(42)씨가 20여년간 구조활동 체험을 바탕으로 <인명구조의 현장에서>란 책을 펴냈다. ‘현장’은 주로 대천해수욕장이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인명구조의 베테랑이다. 구조활동에 뛰어든 지난 83년부터 지금까지 그가 구한 목숨은 230여명이나 된다. 물론 끝내 숨지고 만 안타까운 사건도 숱하게 있었다.
그는 급박했던 순간들을 꼼꼼히 기록했다. 이 구조일지가 고스란히 이번에 펴낸 122쪽 분량의 책자가 됐다. “인명을 구조할 때는 영화에서처럼 멋있게 잘하려고 하지 말고 사고원인을 항상 파악하려고 연구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사고사항을 정확히 기록해야죠.”
그 연구의 흔적은 책 구석구석에 엿보인다. 이 책은 특히 피서객이 알아야할 사항과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응급처치법까지 자세히 설명해놓고 있다.
그의 본업은 키조개 등을 잡는 어업이다. 인명구조활동은 여름 피서철에 하는 자원봉사다. 때마침 여름 피서철은 물고기들이 산란하는 어한기여서 시간을 낼 수 있단다. 올 여름에도 그가 이끄는 대천해수욕장 구조대원들은 10명의 생명을 구했다.
“여름에는 하루 24시간 해수욕장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밤을 꼬박 새며 근무하죠. 밤에 근무할 때가 가장 긴장됩니다. 밤중이나 새벽에 술 마시고 물속에 들어가는 사람이 많아 야간에도 긴장을 풀 수 없죠.”
파도가 높게 치는 험악한 날씨 속에서 구조에 나설 때는 자신들도 마찬가지로 위험하다. 하지만 그들은 민간 자원봉사자 신분이기 때문에 부상이나 사고를 당했을 때 아무런 구조대책이 없다. 그러다보니 구조대원이 계속 감소하고 있어 고민이다. “어린이들을 수영시킬 때는 멀리 가지말고, 우리 인명구조대 사무실이 있는 앞쪽으로 데려와 물놀이를 시켜주세요. 그래야 만약의 사태가 생겼을 때 곧바로 대처할 수 있잖아요.”피서객에 대한 그의 당부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