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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해남 생태계를 지도 한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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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4-1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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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고향의 지도를 제작하는 사람들이 전국 곳곳에 흩어져 있어야 이것들을 꿰맞춰 우리 국토 전체의 환경생태지도를 제작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남도지역을 숱하게 돌아다니며 많은 지도를 만들었지만 환경생태지도 제작은 제가 아마 처음일 겁니다.”

발이 닳도록 전남지역을 누비며 수많은 지도를 혼자 제작해 ‘현대판 김정호’로 불리는 지도 제작자 천기철(43·해남 <땅끝문화> 대표)씨가 이번에는 환경생태지도 제작에 나섰다. 고향 해남 전역의 환경생태 현황을 두루 그리고 꼼꼼히 담은 지도를 만든다는 야심찬 기획이다. 이 지도에는 해안의 갯벌이나 사구, 어패류의 종류별 서식현황에서부터 천연기념물, 보호수, 주요 산의 식생과 야생동물 서식현황, 주요 하천의 민물고기, 호수의 철새도래지 포인트 등까지 자세히 표시할 예정이다.

기획은 최근 짜여졌지만, 사실 작업은 오래 전부터 이미 시작됐다. 지도 제작을 위해 그동안 해남의 이런저런 마을과 거리를 돌아다닐 때 기록해뒀던 환경 관련 자료가 그의 사무실에 수북이 쌓여 있는 것이다. 본격적인 현지답사는 이달 중순부터 이뤄진다. 해남 곳곳을 발로 섭렵하는 이번 작업이 별탈없이 진행되면 올 연말쯤 지도 초판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이번 환경생태지도는 2절 크기(가로 102cm×세로 74cm)로 제작된다. 앞면은 1 대 13만의 축척으로 해남 전역의 개별 환경생태물을 표시하고, 뒷면에는 그중에서도 중요한 지역을 따로 떼내 확대한 뒤 개별 표시물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 해남의 생태환경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할 작정이다.

‘땅끝 산악회’ 회장이기도 한 천씨의 지도 역정은 산을 타면서부터 시작됐다. “두륜산에 올라다니면서 지도를 자주 접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지도 곳곳에 표시된 것들이 실제 위치하고 많이 다르더라구요. 그래서 직접 지도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죠.”

지난 94년부터 지도 제작에 뛰어든 그가 그동안 만들어낸 지도는 월출산, 두륜산, 땅끝 달마산 지도, 전남 서남부 지도, 남도답사 지도, 보길도 지도 등 10여종이다. 그러나 개발 등으로 늘 현장이 변하기때문에 1년에 한번씩 지도 판갈이를 해줌으로써 ‘변화’를 지도에 반영하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지도 종류가 10여종을 훨씬 넘는 셈이다. 해남 곳곳의 땅뿐만 아니라 내력까지 훤히 꿰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아 그는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도 맡고 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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