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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소아암 어린이들의 ‘수호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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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4-1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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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터도 아닌데 고칠 수 있는 병에 걸린 아이들이 죽어나가는 데는 같이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책임이 있는 게 아닐까요?”

선진국에서 소아암의 완치율은 80∼90%.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단지 치료비 때문에 하루 대여섯명의 아이들이 소아암으로 죽어간다고 한다. 음반기획자 김상만(35)씨가 사재를 털어 소아암 환자 돕기를 위한 자선음반 <수호천사>를 낸 이유는 그 역시 새순 같은 생명을 꺾는, 냉혹한 현실의 공모자라는 책무감에서다. “99년부터 소아암 환자들과 후원자들을 연결시켜주는 사이트(www.soshuman.com)를 운영해왔습니다. 보통 1억원이 넘게 드는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아이와 가정이 함께 무너지는 걸 보면서 한계도 많이 느꼈지요.”

지난해 한 아이의 장례식장에 갔다가 죽은 아이를 후원하던 가수 임창정씨를 우연히 만나면서 그는 음반제작을 결심했다. “적금을 깨서 수술비를 보탠 적도 있지만 그런 식의 산발적인 도움은 오히려 자기위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후원이 필요하다는 거죠.” 아내가 선뜻 내놓은 집문서와 가지고 있던 돈을 탈탈 털어 만든 2억8천만원으로 음반을 완성했다. 기획사와 매니저를 찾아다니며 가수들의 곡을 섭외했다. 엄정화, 조성모, H.O.T, 임창정씨 같은 인기가수들이 흔쾌히 곡을 쾌척했고, 작곡가 원상우씨가 만든 ‘수호천사’를 녹음할 때는 많은 가수들이 바쁜 스케줄을 미루고 스튜디오를 찾았다. “음반 한장당 천원의 돈이 소아암 어린이들에게 돌아갑니다. 재생산이 가능한 분기점을 넘긴 뒤에는 판매액 전부가 후원회비로 전환될 거고요.”

그는 이번 기회에 내가 낸 돈이 누구에게 어떻게 쓰이는지 알 도리가 없는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도 한번 바꿔볼 생각이다. “후원금으로 모이는 돈은 어떤 환자에게 어떻게 쓰였는지 모두 홈페이지에 기록됩니다. 음반 구매자들은 자신의 후원으로 어린이들이 치료를 받고 건강해지는 과정을 인터넷으로 지켜볼 수 있을 겁니다.” 두장으로 제작된 이 앨범에는 소아암 어린이들과 인기가수들이 함께 만든 뮤직비디오 동영상도 담겨 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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