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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진보진영의 ‘싱크탱크’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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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4-1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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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 전문가들 모인 대안연대회의 발족… 정책포럼 통해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 모색

사진/4월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대안연대회의 발족식에는 내로라하는 소장학자들이 대거 참여했다.(강창광 기자)
신자유주의에 반대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한 전문가 모임이 설립돼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지난 4월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발족식을 연 ‘신자유주의 극복을 위한 대안정책연대회의’(대안연대회의)가 그것이다.

대안연대회의는 학계, 시민사회단체, 언론계, 금융계 등 그동안 각계에서 현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 기조에 대항해 반대 목소리를 내던 전문가들을 하나로 규합한 결사체라고 할 수 있다.

구체적 비판, 장기적 모색


집행위원장인 이찬근 인천대 교수(무역학), 운영위원장인 박진도 충남대 교수(경제학), 사무국장을 맡은 조원희 국민대 교수(경제학)를 비롯해 유철규(성공회대 경제학), 이병천 교수(강원대 경제학) 교수 등이 핵심 구성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조돈문(가톨릭대 사회학), 신광영(중앙대 사회학), 김균(고려대 경제학), 김동춘(성공회대 사회학), 김명섭(한신대 국제관계학), 김연명(중앙대 사회복지학) 교수 등 내로라하는 소장학자들과 김기준 금융노련 사무처장 등 현장 활동가까지 합해 100여명의 학자 및 현장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대안연대회의 박진도 운영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국민 대중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처방을 비판하고 우리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그러나 우리의 역할은 정부정책에 대한 비판과 소극적인 대안에 머물지 않고, 보다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 사회의 비전과 그 실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기염을 토했다.

한마디로 이 모임은 신자유주의적 방향의 정부정책에 대해 순발력 있게 대응, 그 대안을 제시하는 명실공히 진보진영의 싱크탱크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만큼 이 모임은 앞으로 대외개방, 금융구조조정, 기업구조조정, 공기업민영화, 노동시장 유연화 등을 포함하는 정부정책을 사안별로 검토해 사회적 공론화를 이끌어내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정책 개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활동방식은 정책포럼 등을 통해 의견서(포지션페이퍼)를 발표하는 형태이며 필요하면 정책을 바꾸기 위해 시민운동단체와 연대해 사업을 벌이기도 하고, 신자유주의 공세로 인한 삶의 위기상황을 알리는 다양한 작업도 벌일 작정이란다.

이날 대안연대회의는 발족식과 더불어 그 첫 포럼(제1회 대안정책포럼)을 열었다. 주제는 △국민·주택은행 합병의 부당성과 △대우자동차 죽이기와 대우자동차 살리기. 대안연대회의는 은행합병과 관련해선 합병유예와 기업금융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방안 마련이란 처방을 내리고, 대우자동차와 관련해서는 자체정상화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란 해법을 제시했다.

발족 포럼치고는 다소 빈약한 주제와 해법이란 비판이 없진 않았지만 참가자들은 대체로 “지식인들이 신자유주의에 맞서 함께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이렇게 각계에서 모인 것 자체에 큰 의의가 있다”며 대체로 후한 평을 내렸다.

정형화되지 않은 수평적 조직

대안연대회의는 지난 2000년 참여연대 산하 참여사회연구소 하기 수련회에서 처음 제기됐다. 당시 조원희, 이찬근, 박진도 교수 등은 이 수련회에서 “참여사회연구소는 장기적인 과제에 집중해 매일매일 쏟아지는 정부정책들에 대해 기민하게 대응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별도의 조직을 만들자”는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이들은 “신자유주의 방향의 정부정책 기조가 한국인들의 삶을 위기로 몰아넣는 가장 큰 주범”이라고 진단하고 이에 공감하는 학자와 활동가 등을 규합하기로 했다.

아무튼 경쟁력, 시장주도의 개혁 등 신자유주의적 논리만 무성한 현 상황에서 대안연대회의는 ‘작지만 뜻있는 연대’임에는 틀림없는 듯하다. 물론 그 성공의 열쇠는 오직 대안연대회의 회원들의 열의와 역량에 달려 있을 것이다.

이창곤 기자 go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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