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새로운 시작
등록 : 2001-04-03 00:00 수정 :
기쁨과 고통이었습니다. 영광이자 아픔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전합니다.
216호에서 353호. 햇수로 따지면 3년 가까운 세월이었고, 거창하게 이야기하자면 그동안 세기가 바뀌었습니다. 그 기간은 이 ‘만리재에서’라는 란을 통해 독자 여러분과 교감하고 저의 생각을 전하는 소중한 기간이었습니다. 그만큼 그 기간은 저에게는 기쁨이자 영광의 시간이었고, 동시에 고통과 괴로움의 시간이었습니다. 더 좋은 글, 더 탁월한 시각과 분석, 더 수려한 문체, 이런 것들에 대한 꿈은 높되 손발이 따라주지 못한 세월이었습니다. 그보다 더한 아쉬움은 편집책임자로서 좀더 좋은 잡지를 만들지 못했다는 자괴감입니다. 그래서 떠나는 발걸음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기간이 결코 보람없었던 시간은 아니었다고 애써 자위합니다. 인권과 진보, 인간에 대한 희망과 신뢰라는 화두를 부여안고 허위허위 걸어온 세월이었습니다. 그리고 확신합니다. <한겨레21>은 앞으로 새로운 체제와 진용 아래서 더욱 새로운 모습으로 독자 여러분께 다가갈 것이라고. 독자 여러분의 변함없는 사랑과 질책을 바랍니다.
저의 부질없는 언어도 이제 끝을 맺을 때입니다. 마지막 만리재는 딱 세줄만 쓰겠다는 게 평소 소신이었는데 그것마저도 길어졌습니다. 조용히 물러갑니다. 다만 마지막으로 독자 여러분께 한가지 부탁드립니다. 나직한 목소리로 격려해주십시오.
한겨레21 파이팅!
고맙습니다.
한겨레21 편집장 김종구
kj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