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평과 남해, 군청이 바뀌었나
등록 : 2001-04-03 00:00 수정 :
지난 4월2일 새벽 5시께. 전남 함평군을 출발한 한 승용차가 경남 남해를 향해 새벽어둠을 헤치고 내달리기 시작했다. 이석형(44·사진 왼쪽 두 번째) 함평군수는 그렇게 3시간 남짓 달린 끝에 남해군청에 닿았다. 비슷한 시간, 전날 밤 이미 함평군에 도착해 있던 김두관(44·맨 왼쪽) 남해군수는 함평군청으로 출근했다. 영·호남 두 군이 지역화합과 상호발전을 위해 가진 ‘1일 군수 교환근무’는 이렇게 시작돼 이날 오후 3시께 끝났다. 학생교류나 공무원 교환근무 등 영·호남 지역별 교류는 그동안 많이 있어왔지만 군수가 서로 바꿔 근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무늬만 자매결연을 맺는 것으로는 안 됩니다. ‘단 하루에 그친 남해군수’로서가 아니라 결연을 맺은 형제군수로서 ‘당신이 남해군수라면 어떤 일을 추진하겠느냐’는 남해군 공무원들의 질문에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었습니다.”(이 함평군수)
“함평의 발달된 환경농업기술을 배우는 좋은 기회가 됐습니다.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놓고 함평군 직원들과 터놓고 얘기했고, 단체장이 바뀌더라도 특색있는 지역발전과 지방자치를 위해 일선 공무원들이 앞장서 노력하자고 당부했습니다.”(김 남해군수)
두 군수는 이날, 새로 부임한 군수처럼, 군청 및 읍·면 전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정례조회를 갖고 평소 가졌던 상대방 군에 대한 느낌과 지역현안을 주제로 긴 대화를 나눴다. 이어 군의 각종 현황과 정책을 보고받은 뒤 군내 주요 사업장을 둘러봤다.
김 남해군수는 남해군이 청정해역을 끼고 있는 만큼 환경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하수, 축산폐수, 분뇨를 통합처리하는 함평군 환경시설관리사업소와 함평이 자랑하는 나비대축제 준비현장을 둘러본 김 군수는 “나비를 주테마로 하는 자연학습장을 추진하고 있는 남해군으로서 함평의 나비축제는 배울 게 많았다”며 “함평의 발달된 환경농업 노하우를 배우기위해 함평군과 실질적인 기술협력을 모색해볼 작정”이라고 말했다.
남해군이 추진하고 있는 스포츠파크를 둘러본 이 함평군수는 “남해군이 민선 1기 시절부터 비약적 발전을 거듭해왔다”고 칭찬한 뒤 “그동안 남해군의 복지, 레저, 환경정책을 함평군이 벤치마킹하는 등 양쪽 군의 좋은 정책이 서로 스며들도록 사업을 벌여오고 있다”고 말했다.
남해군과 함평군은 양쪽 군수가 동갑내기인데다 기초자치단체장 중 가장 젊고, 행정규모와 지리 환경여건이 비슷한 점을 고려해 지난 98년 자매결연을 맺었다. 그뒤 함평 나비대축제 때는 남해군민들을, 남해 화전(火田)문화제 때는 함평군민들을 대거 초청해 지역문화행사를 갖는 등 구호성 동서화합을 벗어나 실질적인 교류·협력을 추진해왔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