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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음악이 좋으면 팝스클럽에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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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4-03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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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축구팬들에겐 신문선씨가 서울방송 해설자로 간 것이 화제고, 야구팬들에게는 박노준씨가 서울방송 프로야구 해설자로 간 것이 화제지만, 팝송팬들에게는 DJ 김형준(37)씨가 서울방송으로 간 것이 화제다. 지난 4월2일부터 <김형준의 팝스클럽 1077>(SBS FM·107.7㎒)을 진행하면서 김씨는 10년 동안 다녔던 직장 기독교방송(CBS)을 떠나는 동시에 프로듀서라는 직업을 버리고 이제 본격 DJ로 나섰다.

염색한 장발머리에 염소수염 등의 독특한 외모로 방송가에서는 유명 프로듀서였던 김씨는 지난 몇년 동안 기독교방송의 간판스타로 활동해온 인물. 98년부터 <뮤직네트워크>와 등의 팝 프로그램 프로듀서와 DJ를 하면서 팝 칼럼니스트 못잖은 해박한 지식으로 팝팬들에게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 청취자들이 자발적으로 팬클럽을 만들었을 정도였다. 그러나 기독교방송 파업에 참여하면서 반년 넘게 프로그램 진행에서 떠나 있었고, 결국 끝이 보이지 않는 파업 끝에 정들었던 직장을 떠나 새 둥지를 틀게 됐다.

새로 시작한 <김형준의…>는 오후 4시부터 두 시간 동안 팝송만을 트는 전문 팝송 프로그램이다. 사실 방송계에서는 김씨의 프로그램에 대해 모험이라고 보는 견해가 대부분이다. 오후 4시라는 시간대에, 게다가 가요가 음반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요즘 상황에서 연예인도 아닌 전문 DJ가 진행하는 팝송 프로그램으로 승부한다는 것이 승산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김씨는 “그래서 더 해볼 만하다”고 도전의지를 다지고 있다. 두 시간 동안 진짜 ‘음악’으로 채워지는 프로그램. 이젠 라디오에서 사라진 그 원칙만이 그가 내세우는 무기다.

“라디오 방송의 두 가지 축은 ‘음악’과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지금 라디오에서 ‘이야기’는 ‘농담따먹기’에 가깝습니다. 농담따먹기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로지 농담따먹기와 10대 위주의 가요로 도배되는 상황은 분명 문제입니다. 그래서 진짜 음악 좋아하는 사람들은 라디오를 안 듣게 되고…, 저는 제 프로 시간대의 다른 프로그램 청취자를 빼앗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 시간대에 라디오를 끄고 있던 사람들, 그리고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다시 부르고 싶습니다.”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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