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을 외면한 공연은 가라!
등록 : 2001-03-27 00:00 수정 :
god 팬들이 화났다. god의 서울 첫 콘서트 장소인 올림픽 체조경기장 지붕이 지난 2월 중순 폭설로 붕괴되면서 기획사에서 체조경기장의 세배 크기인 잠실 주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기고 공연일정을 사흘에서 하루로 줄이자 2천여명의 팬들이 ‘제대로 공연을 감상할 권리’를 주장하며 일어났다. ‘god서울콘서트 비상대책모임’은 팬들을 배려하지 않은 공연 일정 변경에 분노한 팬 2천여명이 장소와 시간의 재변경을 요구하며 만든 온라인상의 단체다. “잠실 주경기장은 이미 마이클 잭슨과 리키 마틴 공연 실패를 통해서 공연에 적합한 장소가 아니라는 것이 판명났습니다. 또 이 공간을 채우기 위해 사흘로 계획됐던 공연을 하루로 줄인 것은 기획사의 폭력입니다.”
처음 일정변경 사실을 들은 이선경(25) 대표는 팬페이지에서 기획사를 성토하다가 다음 카페에 대책모임을 만들었다(cafe.daum.net/1stcon/). 속속 이 모임을 찾은 팬들과 함께 공연장소 변경을 위한 서명운동을 해서 5천여명의 지지를 얻어냈고, 공연기획사인 아이스타와 god의 소속사인 싸이더스쪽에 3차에 걸친 콘서트 관련 질의서를 보냈다. 모금운동을 해서 몇몇 일간지에 성명서와 나름대로의 합리적 대안을 제시한 공개제안서도 발표했다.
“기획사에서는 이런 활동이 god의 이미지를 훼손하게 될 수도 있다고 은근히 압박하지만 저희들은 god의 팬인 동시에 좋은 공연을 즐길 자격이 있는 문화소비자입니다. 당연히 우리 권리를 찾아야죠.” 이 모임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는 정유미(21)씨는 많은 팬들이 이제 기획사가 종용하는 “빠순이”에서 벗어나 가수를 “제대로 사랑할 수 있는 권리”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지금의 분위기로 봐서는 결국 4월5일 주경기장에서 공연이 강행될 듯하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싸움이 메아리 없는 외침이 될 거라 속단하지 않는다. “팬들을 물로 보지 말라고 따끔하게 경종을 울리는 데는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다음, 그 다음 공연에서는 좀더 향상된 수준의 공연을 볼 수 있으리라고 확신합니다.”
김은형 기자
dmsg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