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태 전 <한겨레21> 편집장 무죄 판결, “<시사저널> 금창태 사장의 명예훼손 아니다”
▣ 류이근 기자ryuyigeun@hani.co.kr
▣ 사진 박승화 기자eyeshot@hani.co.kr 5월30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방법원 304호 법정. 고경태 <한겨레21> 전 편집장(현 한겨레신문 매거진 팀장)은 네 번째 차례였다. 금창태 <시사저널> 대표이사(편집인·발행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사건 2006고단2192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고경태 피고인 앞으로 나오세요.” 형사7단독 신진화 판사는 피고인석에 서 있는 고경태가 들을 수 있도록 나지막하게 판결문을 읽어나갔다. 요지는 크게 3가지 쟁점에 관한 것이었다. 편집권 행사-허위 사실 적시-비방의 목적에 대한 판단이다.
“사장 행동대로 칼럼이 사실 적시” 확인
① “피해자(금창태)의 위와 같은 행위(편집국장 등에게 통보조차 하지 않은 채 피해자가 직접 인쇄소에 전화를 걸어 기사 삭제를 지시한 점)를 편집인과 편집국장 등과의 의견 충돌이 발생할 경우 언론계에서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는 편집인의 문제 해결 방식 또는 편집권의 수행 방식이라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② “피해자가 처음 삼성 고위층과의 친분 관계를 언급하면서 기사 삭제를 권유 또는 지시했다는 점이 객관적 사실에 합치되는 한, 피고인이 칼럼을 작성하면서 피해자의 명예훼손 우려 발언을 함께 언급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점이 허위 사실의 적시로 평가될 수는 없다.”
③ “피고인이 <한겨레21> 칼럼을 통해…사실의 적시를 한 행위가 공공의 이익과는 무관하게 피해자를 비방할 목적에 의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결론은 안 들어도 충분했다. “피고인에 대한 무죄를 선고한다!” 고경태는 ‘피고인’이, 금창태는 ‘피해자’가 아닌 순간이었다. 금창태는 지난해 자신의 ‘편집권 전횡’을 문제 삼은 고경태의 ‘만리재’ 칼럼(<한겨레21> 2006년 7월4일치 “사장님 그래도 됩니까?”)을 법적으로 문제 삼았다. 서부지검은 고경태에게 벌금 300만원의 약식기소 처분을 내렸으나, 고경태는 이에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었다.
이번 판결은 이른바 ‘<시사저널> 사태’의 진실과 관련해 많은 것을 확인해줬다. 그래서 금 사장이 낸 다른 소송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 사장은 <한겨레21> 전 편집장뿐만 아니라 민주언론시민연합·한국기자협회 등 시민사회와 언론인 단체, 문화방송 과 <오마이뉴스> 등 언론사, 서명숙 전 <시사저널> 정치경제부장과 고재열 <시사저널> 기자 등 언론인을 상대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민·형사상 ‘줄소송’을 제기했다.
고재열 기자는 “사법부가 이번 판결을 통해 <시사저널> 사태를 둘러싼 기본적 사실관계를 명확히 판단해줬고, 우리가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한 법적 정당성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사저널> 기자들도 일괄 사표 제출해
6월1일 종로경찰서로 조사를 받으러 가는 그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금 사장한테 소송을 당한 개인과 단체들은 연대해 금 사장을 ‘무고’ 혐의로 맞고소할 계획이다.
<시사저널> 기자들은 금창태와의 ‘동거’를 접는 단계로 가고 있다. 150일 가까이 파업을 이어오고 있는 23명의 기자는 5월 말 노조 집행부에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기자들은 새 매체 창간을 위한 종자돈 모으기와 발기인 모집 등 독자적인 매체 창간을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6월, 금 사장이 인쇄소에서 삼성 이학수 부회장 관련 기사를 삭제하면서 비롯된 ‘<시사저널> 사태’가 꼭 1년째 되는 달이다.
▣ 사진 박승화 기자eyeshot@hani.co.kr 5월30일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울서부지방법원 304호 법정. 고경태 <한겨레21> 전 편집장(현 한겨레신문 매거진 팀장)은 네 번째 차례였다. 금창태 <시사저널> 대표이사(편집인·발행인)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사건 2006고단2192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고경태 피고인 앞으로 나오세요.” 형사7단독 신진화 판사는 피고인석에 서 있는 고경태가 들을 수 있도록 나지막하게 판결문을 읽어나갔다. 요지는 크게 3가지 쟁점에 관한 것이었다. 편집권 행사-허위 사실 적시-비방의 목적에 대한 판단이다.
“사장 행동대로 칼럼이 사실 적시” 확인

고경태 전 <한겨레21> 편집장이 무죄 판결이 난 뒤 기쁜 표정으로 법정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