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 암각화 ‘사이버 전도사’
등록 : 2001-03-07 00:00 수정 :
“지금도 반구대 암각화는 물살 등으로 인해 파괴되고 있다.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입증되었음에도 발견된 지 30년이 지난 지금 수위조절조차 신경쓰지 않는 당국의 관리소홀은 비난받아 마땅하다.”(2000년 9월, 반구대 암각화 4차 답사기)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한 홈페이지(
www.bangudae.net)에 올라 있는 손선미(19·울산과학대학 컴퓨터공학부 1년)씨의 글이다.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를 찾아서’란 이름이 붙은 이 홈페이지를 제작한 손씨의 반구대 암각화에 대한 관심은, 답사기에서 보이듯, 당국의 ‘외면’에서 시작됐다. 그는 울산서여자상업고등학교 3학년이던 지난해 반구대 암각화 홈페이지 제작에 뛰어든 뒤 혼자 6개월여 동안 방대한 자료수집과 현장답사를 거쳐 지난해 10월 뜻을 이뤘다.
1971년 발견된 반구대 암각화는 청동기나 초기 철기시대에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배, 고래, 거북, 사슴, 작살, 사람 모양 등의 그림이 200여점이나 새겨진 국보다.
홈페이지는 ‘반구대 암각화란 무엇인가’에서부터 각종 신문·방송기사 및 경주국립박물관과 울산대학교박물관 등 관련자료가 보관된 곳을 일일이 돌아다니며 모은 암각화 탁본 등으로 짜여져 암각화를 총체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반구대 암각화를 다섯 차례나 직접 답사하면서 찍은 수십장의 사진이 가장 눈길을 끈다. 이 사진들에는 그가 쓴 답사기행문도 함께 올라 있다. 지난해 8월 첫 답사기는 “울산에서는 유명한 명소인데 반구대 가는 길이 이렇게 초라하다는 것이 믿을 수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적고 있다. 홈페이지 마무리 작업차 간 4차 답사길 때는 약도표시를 위해 버스노선도 적고 한번씩 차에서 내려 이정표도 확인했다.
“태풍이 몰아쳤던 4차 답사 때 가보니 암각화는 오간 데 없고, 태풍 탓에 암각화는 물론 가는 길까지 속수무책으로 잠겨 있었어요. 울산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가치있는 문화재인데 속이 많이 상했어요.”
컴퓨터그래픽 인증 자격증 등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이미 4개나 딴 그는 웹디자인 전문가가 꿈이다. “반구대 암각화를 전세계에 알리기 위해 암각화 관련 최신 소식들을 늘 홈페이지에 올릴 예정입니다. 많은 사람이 울산지역을 대변하는 상징물이자 고대 선사인의 유적인 반구대 암각화를 제대로 이해했으면 좋겠어요.”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