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유보’를 ‘사과받지 말자’로 왜곡한 보수 언론에 대한 황태연 교수의 항변
6·25 등 남북간 과거사에 대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과가 불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도된 황태연(44) 동국대 사회과학부 교수는 지난 3월1일 전화로 인터뷰요청을 하자 언론에 대한 불신감부터 드러냈다. “어제도 어떤 신문이 내 주장을 있는 그대로 써주겠다고 전화인터뷰를 해놓고선 내 말을 왜곡했다. ‘도둑도 확정판결 전에는 범행을 부인하고 어떻게든 빠져나가려고 하는 법이다. 그런데 사과를 요구한다고 하겠느냐’ 이렇게 얘기했더니, ‘도둑도 확정판결이 나기까지는 무죄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고 말한 것으로 썼더라.”
재판으로 시비 가려진 다음이 사과
그러나 인터뷰 요청을 굳이 거부하지는 않았다. 기자는 이날 낮 서울 송파구 풍납동 황 교수의 집에서 1시간 반 남짓 황 교수를 만났다. 황 교수는 기자가 들어서자 민주당 부설연구소인 국가경영전략연구소의 부소장직 사퇴 성명서를 내보이며 다시 한번 “언론이 해도 너무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2월27일 ‘21세기 동북아평화포럼’의 강연취지는 전쟁범죄의 법적 책임은 김일성 주석과 전쟁결정자들에게 있고 전쟁결정에 참여하지 않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직책계승자로서 김 위원장의 도의적 책임은 전범에 대한 단죄 이후의 문제이고, 또 한국전쟁이나 반인도적 KAL 사건은 도의적 사과문제이기에 앞서 국제법적 범죄문제라는 인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사과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우선 재판을 통해 잘잘못이 가려져야 하고 사과는 그 다음 순서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히로히토 일왕이나 독일 정부의 사과는 도쿄 및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을 통해 확정된 기결사건에 대한 사과로서 한국전쟁이나 KAL기 테러와 같은 미결 사건과 다르다.” 황 교수는 “레드 콤플렉스를 자극해서 몰아붙이면 괜찮겠지 하는 나쁜 관행을 이번 기회에 뿌리뽑아야 한다”며 “‘김정일 사과 불필요’, ‘김정일로부터 사과받지 않아야’ 등으로 보도한 몇몇 언론과 한나라당, 자민련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97년 대선 전 지역연합에 의한 정권교체를 주장해 DJP연대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는 등 현 정부의 대표적 이데올로그로 알려져왔다. -6·25 당시 김정일 위원장이 유아 시절이어서 전쟁책임이 없다는 것은 언뜻 이해되지 않는데. =유아 시절(8살)이라는 것은 재판을 안 해도 당시 정책결정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 분명한 나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북한 정권을 계승하지 않았느냐. =도의적 책임은 발생한다. 법적으로 국가는 불법행위능력이 없다. 법적으로 국가는 선행을 한다고 가정돼 있는 것이다. 불법행위가 벌어졌을 때는 정책결정에 참여한 자연인의 책임이 된다. 침략전쟁과 관련해서도 정책결정을 하고 지휘한 책임자들을 처벌하게 돼 있다. 국가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국가의 정권을 계승한 사람이 처벌받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 사람에게는 도덕적 책임만 있는 것이다. 법적으로는 사과 안 해도 소송할 수 없다. -그렇다면 국가의 불법행위에 대해 피해당사자가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말인가. =불법행위에 대한 형벌 성격인 배상이 아니라 보상이 가능하다. 일본도 보상을 했다. 우리가 재판을 통해 배상받은 것이 아니다. 당시 8살의 김정일에 전쟁 책임을? -국가는 불법행위능력이 없고 합법행위능력만 있다면 국가는 침략전쟁에 대해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것인가. =국가 자체를 행위의 주체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국가는 추상이다. 정책결정자를 행위의 책임자로 보는 것이다. 여기에는 침략범죄를 단죄하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침략범죄를 일으킨 정책결정자들이 국가라는 추상 속으로 숨지 못하도록 만든 것이다. 물론 국가도 사용자 책임 같은 게 있다. 예컨대 위안부 소송 같은 경우 과거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사라졌으니까 국가에 대해서만 소송할 수 있다. 사용자 책임을 묻는 것이다. 국가가 불법행위를 한 게 아니지만 그런 사람을 고용해서 나쁜 짓을 하도록 한 것은 법적인 책임과 도의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민주화유공자법을 예로 들어보자. 국가와 정권은 같은 것이 아니다. 잘못은 정권이 저질렀다. 그러나 돈은 국가 예산으로 주는 것으로 돼 있다. 이것은 국가가 그런 짓을 저지를 의도가 없었다는 것을 확실히 해주기 위해 보상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전쟁은 국제전이냐 내전이냐는 논란이 있는데, 국제법으로만 따질 수 있나. =민족 내부간의 문제, 특수한 관계의 측면도 있다. 그러나 유엔에 가입해 있는 국가간의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반란단체, 국가참칭 이런 것으로 다뤄야 하는데 이것은 국가보안법에서 개정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서독도 동독을 반란단체나 국가참칭으로 다루지 않았다. 실제 한국전쟁은 여러 나라가 관여된 전쟁이다. 국가의 전쟁은 국내법으로 따질 수 없다. 국제법에 의해서만 소추가 된다. 한국전쟁도 국제법에 의해 침략범죄로 소추해야 하는 것이다. 국제법을 떠나서는 얘기할 수 없다. -6·25를 놓고 남침과 북침으로 남북의 주장이 엇갈리는데 개전책임을 쉽게 따질 수 있나. =옛 소련의 붕괴로 우리쪽이 객관적 증거를 더 확보하고 있다. 그러니까 재판을 하면 북쪽의 침략전쟁이 분명해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적당히 사과하고 화해해 끝낼 문제가 아니다. 하나는 침략자이고 하나는 침략을 당한 입장이니까 법적인 정의는 세워져야 한다. -그러면 김정일 위원장이 과거사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없는 것인가. =사과가 필요없다거나 사과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논리적 절차가 이렇게 복잡하고 법적 문제가 걸려 있어 지금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따라서 지금은 유보하고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선례로 삼을 만한 외국의 경험은 없나. =독일에서는 동독의 국가원수였던 호네커가 서독으로 이주하는 사람에 대해 발포명령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그러나 서독은 통일 전에 절대 사과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결코 그 일을 잊지도 않았다. 다들 통일이 돼서 난리법석을 떨고 있었는데 독일 사법부는 조용히 호네커를 소추해 잡아넣었다. 민족문제에서 최고의 궁극목표는 통일이다. 따라서 통일 이후에나 가능한 사법적 소추문제를 통일 이전에는 거론하지 않는 것이 실제로 책임을 묻는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다. 고슴도치가 머리만 빠끔히 내놓았는데 자꾸 꿀밤을 때리면 쏙 들어가버리는 것 아니냐. 화해 협력 노선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지금 사과받자는 것은 뭐냐. 남북관계 개선을 훼방놓자는 것 아니면 사과받고 용서해주자는 것 아니냐. “강연분위기는 보수적 안정위주였다” -KAL기 폭파사건에 대한 사과문제는. =KAL기 테러는 국내법 사안이기도 하지만, 테러금지법에 의한 국제법 사안이기도 하다. 국내법은 테러에 대한 특별법이 없다. 국제법상 테러는 반인도적 범죄이다. 전쟁범죄나 반인도적 법죄는 시효가 없다. 나치 전범은 지금도 잡아넣지 않느냐. 그리고 아무 나라나 체포할 수 있다. 칠레의 피노체트가 신병치료차 영국에 갔다가 붙잡혔다. 마유미를 처벌했지만, 지휘계통을 입증하는 문제는 여전히 미결이다. 두 가지 이유다. 하나는 마유미의 자백만 놓고 지휘계통을 입증할 수도 없고 또 조사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실적으로 김정일 위원장을 조사할 수 있느냐. 당장 무릎꿇리고 사과받고 싶겠지만, 사과받고 지나갈 일이 첫째가 아니며 사과받지 못하는 물리적 상황이 있는 것이다. 또 사과를 하면 우리가 다시 책임을 묻기 어렵다. 면죄효과가 나는 것이다. -사과했다고 면죄효과가 난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 같은데. =한번 사과했는데 또 자꾸 따지며 논쟁할 수 없지 않느냐. 논지를 손상시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황 교수의 발언이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에 집착한 현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서 한 것 아니냐’고 하는데. =김 위원장의 답방은 정부의 입장이기도 하지만 국민의 뜻이기도 하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답방을 원하는 국민이 75∼86%에 이른다. 이번 사태는 김 위원장의 답방을 원하지 않는 자들이 일부러 확대 왜곡한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 답방 이후 전개될 정국이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것이다. 답방을 지지하는 국민 대다수에 포위당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 아니냐. -논란을 예상 못했나. =전혀 못했다. 강연 분위기는 좋았고, 강연 현장에서도 문제가 없었다. 내용도 전체적으로 보수적 안정 위주의 톤이었다. 그래서 전혀 이해가 안 됐다. 그런데 보니까 수법이 있더라. 왜곡시켜버리는 것이었다. ‘사과 불필요 주장’, ‘사과받지 말자고 주장’, 막 이런 식으로 써버리는 것이다. -어떻든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사건을 키워 시끄럽게 한 것은 황태연 교수가 아니고 언론이다. 이 점을 분명히 해달라. 남의 사랑방에서 나눈 이야기를 막 시끄럽게 떠들었는데 프라이버시 침해는 아니지만, 나도 공인이라고 보면 공인일 수 있으니까. 그러나 조용히 토론을 했고, 거기 참석한 사람들은 다들 좋은 내용이라고 했는데….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사진/‘21세기 동북아평화포럼’의 강연이 문제가 돼 민주당 부설 국가경영전략연구소의 부소장직을 사퇴한 황태연 교수. 그는 자신의 발언이 언론에 의해 악의적으로 왜곡됐다고 주장했다.(이용호 기자)

사진/ 민주당 부설 국가경영전략연구소의 창립식. 황 교수는 DJP연대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는 등 현 정부의 대표적 이데올로그로 알려져왔다.(이종근 기자)
“2월27일 ‘21세기 동북아평화포럼’의 강연취지는 전쟁범죄의 법적 책임은 김일성 주석과 전쟁결정자들에게 있고 전쟁결정에 참여하지 않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직책계승자로서 김 위원장의 도의적 책임은 전범에 대한 단죄 이후의 문제이고, 또 한국전쟁이나 반인도적 KAL 사건은 도의적 사과문제이기에 앞서 국제법적 범죄문제라는 인식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사과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우선 재판을 통해 잘잘못이 가려져야 하고 사과는 그 다음 순서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히로히토 일왕이나 독일 정부의 사과는 도쿄 및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을 통해 확정된 기결사건에 대한 사과로서 한국전쟁이나 KAL기 테러와 같은 미결 사건과 다르다.” 황 교수는 “레드 콤플렉스를 자극해서 몰아붙이면 괜찮겠지 하는 나쁜 관행을 이번 기회에 뿌리뽑아야 한다”며 “‘김정일 사과 불필요’, ‘김정일로부터 사과받지 않아야’ 등으로 보도한 몇몇 언론과 한나라당, 자민련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97년 대선 전 지역연합에 의한 정권교체를 주장해 DJP연대의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는 등 현 정부의 대표적 이데올로그로 알려져왔다. -6·25 당시 김정일 위원장이 유아 시절이어서 전쟁책임이 없다는 것은 언뜻 이해되지 않는데. =유아 시절(8살)이라는 것은 재판을 안 해도 당시 정책결정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 분명한 나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김정일 위원장이 북한 정권을 계승하지 않았느냐. =도의적 책임은 발생한다. 법적으로 국가는 불법행위능력이 없다. 법적으로 국가는 선행을 한다고 가정돼 있는 것이다. 불법행위가 벌어졌을 때는 정책결정에 참여한 자연인의 책임이 된다. 침략전쟁과 관련해서도 정책결정을 하고 지휘한 책임자들을 처벌하게 돼 있다. 국가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국가의 정권을 계승한 사람이 처벌받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 사람에게는 도덕적 책임만 있는 것이다. 법적으로는 사과 안 해도 소송할 수 없다. -그렇다면 국가의 불법행위에 대해 피해당사자가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말인가. =불법행위에 대한 형벌 성격인 배상이 아니라 보상이 가능하다. 일본도 보상을 했다. 우리가 재판을 통해 배상받은 것이 아니다. 당시 8살의 김정일에 전쟁 책임을? -국가는 불법행위능력이 없고 합법행위능력만 있다면 국가는 침략전쟁에 대해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것인가. =국가 자체를 행위의 주체로 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국가는 추상이다. 정책결정자를 행위의 책임자로 보는 것이다. 여기에는 침략범죄를 단죄하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침략범죄를 일으킨 정책결정자들이 국가라는 추상 속으로 숨지 못하도록 만든 것이다. 물론 국가도 사용자 책임 같은 게 있다. 예컨대 위안부 소송 같은 경우 과거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 사라졌으니까 국가에 대해서만 소송할 수 있다. 사용자 책임을 묻는 것이다. 국가가 불법행위를 한 게 아니지만 그런 사람을 고용해서 나쁜 짓을 하도록 한 것은 법적인 책임과 도의적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민주화유공자법을 예로 들어보자. 국가와 정권은 같은 것이 아니다. 잘못은 정권이 저질렀다. 그러나 돈은 국가 예산으로 주는 것으로 돼 있다. 이것은 국가가 그런 짓을 저지를 의도가 없었다는 것을 확실히 해주기 위해 보상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국전쟁은 국제전이냐 내전이냐는 논란이 있는데, 국제법으로만 따질 수 있나. =민족 내부간의 문제, 특수한 관계의 측면도 있다. 그러나 유엔에 가입해 있는 국가간의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반란단체, 국가참칭 이런 것으로 다뤄야 하는데 이것은 국가보안법에서 개정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서독도 동독을 반란단체나 국가참칭으로 다루지 않았다. 실제 한국전쟁은 여러 나라가 관여된 전쟁이다. 국가의 전쟁은 국내법으로 따질 수 없다. 국제법에 의해서만 소추가 된다. 한국전쟁도 국제법에 의해 침략범죄로 소추해야 하는 것이다. 국제법을 떠나서는 얘기할 수 없다. -6·25를 놓고 남침과 북침으로 남북의 주장이 엇갈리는데 개전책임을 쉽게 따질 수 있나. =옛 소련의 붕괴로 우리쪽이 객관적 증거를 더 확보하고 있다. 그러니까 재판을 하면 북쪽의 침략전쟁이 분명해질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적당히 사과하고 화해해 끝낼 문제가 아니다. 하나는 침략자이고 하나는 침략을 당한 입장이니까 법적인 정의는 세워져야 한다. -그러면 김정일 위원장이 과거사에 대해 사과할 필요가 없는 것인가. =사과가 필요없다거나 사과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다. 논리적 절차가 이렇게 복잡하고 법적 문제가 걸려 있어 지금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며, 따라서 지금은 유보하고 정상회담을 성사시키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는 것이다. -선례로 삼을 만한 외국의 경험은 없나. =독일에서는 동독의 국가원수였던 호네커가 서독으로 이주하는 사람에 대해 발포명령을 한 것이 문제가 됐다. 그러나 서독은 통일 전에 절대 사과요구하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결코 그 일을 잊지도 않았다. 다들 통일이 돼서 난리법석을 떨고 있었는데 독일 사법부는 조용히 호네커를 소추해 잡아넣었다. 민족문제에서 최고의 궁극목표는 통일이다. 따라서 통일 이후에나 가능한 사법적 소추문제를 통일 이전에는 거론하지 않는 것이 실제로 책임을 묻는 시점을 앞당기는 것이다. 고슴도치가 머리만 빠끔히 내놓았는데 자꾸 꿀밤을 때리면 쏙 들어가버리는 것 아니냐. 화해 협력 노선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지금 사과받자는 것은 뭐냐. 남북관계 개선을 훼방놓자는 것 아니면 사과받고 용서해주자는 것 아니냐. “강연분위기는 보수적 안정위주였다” -KAL기 폭파사건에 대한 사과문제는. =KAL기 테러는 국내법 사안이기도 하지만, 테러금지법에 의한 국제법 사안이기도 하다. 국내법은 테러에 대한 특별법이 없다. 국제법상 테러는 반인도적 범죄이다. 전쟁범죄나 반인도적 법죄는 시효가 없다. 나치 전범은 지금도 잡아넣지 않느냐. 그리고 아무 나라나 체포할 수 있다. 칠레의 피노체트가 신병치료차 영국에 갔다가 붙잡혔다. 마유미를 처벌했지만, 지휘계통을 입증하는 문제는 여전히 미결이다. 두 가지 이유다. 하나는 마유미의 자백만 놓고 지휘계통을 입증할 수도 없고 또 조사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실적으로 김정일 위원장을 조사할 수 있느냐. 당장 무릎꿇리고 사과받고 싶겠지만, 사과받고 지나갈 일이 첫째가 아니며 사과받지 못하는 물리적 상황이 있는 것이다. 또 사과를 하면 우리가 다시 책임을 묻기 어렵다. 면죄효과가 나는 것이다. -사과했다고 면죄효과가 난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 같은데. =한번 사과했는데 또 자꾸 따지며 논쟁할 수 없지 않느냐. 논지를 손상시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황 교수의 발언이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에 집착한 현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서 한 것 아니냐’고 하는데. =김 위원장의 답방은 정부의 입장이기도 하지만 국민의 뜻이기도 하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답방을 원하는 국민이 75∼86%에 이른다. 이번 사태는 김 위원장의 답방을 원하지 않는 자들이 일부러 확대 왜곡한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 답방 이후 전개될 정국이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것이다. 답방을 지지하는 국민 대다수에 포위당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 아니냐. -논란을 예상 못했나. =전혀 못했다. 강연 분위기는 좋았고, 강연 현장에서도 문제가 없었다. 내용도 전체적으로 보수적 안정 위주의 톤이었다. 그래서 전혀 이해가 안 됐다. 그런데 보니까 수법이 있더라. 왜곡시켜버리는 것이었다. ‘사과 불필요 주장’, ‘사과받지 말자고 주장’, 막 이런 식으로 써버리는 것이다. -어떻든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사건을 키워 시끄럽게 한 것은 황태연 교수가 아니고 언론이다. 이 점을 분명히 해달라. 남의 사랑방에서 나눈 이야기를 막 시끄럽게 떠들었는데 프라이버시 침해는 아니지만, 나도 공인이라고 보면 공인일 수 있으니까. 그러나 조용히 토론을 했고, 거기 참석한 사람들은 다들 좋은 내용이라고 했는데…. 박병수 기자 suh@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