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자 김우중, 당신을 잡으마
등록 : 2001-02-28 00:00 수정 :
“우리는 사법권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때문에 김우중을 체포하겠다고 해외로 떠나는 우리 행동을 우습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본가의 잘못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것을 더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다. 반드시 김우중을 잡아오겠다.”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대우자동차 노동자의 저항이 한창이던 2월23일 오후.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에서는 3명의 30대 젊은이들이 당돌한 각오를 내뱉었다. 민주노동당 기획국장 황이민(37),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노동자 유만형(38), 민주노총 조직차장 박점규(31)씨(사진 왼쪽부터). 민주노동당과 민주노총, 대우차노노동조합 등이 연대한 ‘대우차 공동투쟁위원회’의 결의에 따라 이날 오후 2시50분 유럽으로 떠나는 ‘김대중 정권 폭력만행 규탄 및 김우중 체포를 위한 국제결사대’ 대원들이었다.
이른바 ‘김우중 체포조’. 이들의 첫째 임무는 당연히 수십조원의 돈을 떼먹고 대우 노동자를 사지로 몰아넣은 뒤 프랑스의 휴양지를 돌며 화려한 도피행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을 체포하는 것이다. 3인의 체포조는 이를 위해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의 지은이인 홍세화(54)씨의 통역과 프랑스노동총동맹(CGT) 등 진보적 노동단체의 도움을 받으며 앞으로 보름에서 한달 정도 유럽 전역을 돌며 김 전 회장을 본격 추적한다. 프랑스의 판사노조는 사법권이 없는 3인의 체포조에게 법률조언을 할 예정이다.
물론 이들의 체포활동에는 한계도 있다. 각종 제보를 토대로 김 전 회장을 뒤쫓겠지만 그 꼬리를 잡기란 쉽지 않다. 설사 체포에 성공해도 사법권이 없는 만큼 국내 압송이 어렵다. 그러나 황이민 대원은 “물론 체포가 제일 중요하다. 하지만 아직도 한국에서는 자본가의 잘못을 노동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그곳의 진보적 단체들과 연대를 이루는 것도 가치있는 일이다”고 말했다. 실제 체포조가 드골공항에 도착한 23일 오후 9시30분(현지시간)이후 <프랑스2 텔레비전> 등 프랑스 언론들은 이들의 활동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특히 프랑스의 대표적인 신자유주의 반대노동자·시민단체 연대체인 금융거래과세시민연합(ATTAC) 등 진보적인 노동단체가 체포조와 연대를 모색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얻고 있다.
한편 3인의 체포조는 노트북과 디지털 카메라로 현지의 활동 상황을 담아 민주노총(
www.nodong.org)과 대우차 공동투쟁본부(dwtubon.nodong.net)의 홈페이지를 통해 신속하게 알린다(후원금 내실 분: 한빛은행 011-250613-02-201 예금주 황이민).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