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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학사모 하나에 학사학위 세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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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2-2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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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22일 전북대를 졸업한 이진효(24)씨는 경제학, 경영학, 법학 학위 세개를 한꺼번에 받았다. 96학번으로 상과대학 경제학부에 입학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고민하던 이씨는 98년 2학기부터 평소 관심있던 법학을 복수전공으로 선택해 99년 2학기까지 72학점을 이수했다. 내친 김에 2000년 1학기에는 경영학 복수전공까지 신청해 3개의 학위를 따낸 것이다. 졸업까지 한 학기 연기하며 마지막 학기에도 24학점을 이수한 강행군의 결과였다. 이씨가 취득한 학점은 총 180학점. 140학점을 취득하고 졸업하는 다른 학생들보다 40학점을 더 따냈다. 수업만으로도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틈틈이 아마추어 무선동아리에서 활동하며 햄(HAM) 자격증도 따낼 정도로 부지런한 대학생이었다.

이씨의 집은 전북 완주군 삼례읍 어전리 신안부락. 한 시간에 한대밖에 버스가 다니지 않는 시골이다. 전주의 학교까지 가려면 버스를 갈아타야 했지만 일요일에도, 명절에도 등교와 도서관행을 거르지 않았다. 아침 7시에 첫차를 타고 등교해 저녁 9시45분 막차를 타고 집에 돌아오는 고된 하루하루였다. 아버지 이정희(56)씨는 “피곤해 코피를 쏟을 때도 있었다”며 “버스가 끊겨 밤늦게 걸어들어올 때는 정말 안타까웠다”고 전한다. 주변에서는 “놀랍다”고 칭찬하지만 이씨는 세개의 학위를 따는 것이 어렵지만은 않았다고 말한다.

“제가 전공한 법·경영·경제는 서로 연관성이 있는 학문입니다. 그러다보니 전에 받았던 타전공의 수업이 다음 학기 수업에 도움을 준 경우도 많았습니다. 어려움이라면 낯선 과에 가서 혼자 공부해야 한다는 것 정도였죠.”

올 3월 학사장교로 입대를 앞두고 있지만 그의 ‘도서관 죽돌이 생활’은 끝나지 않았다. 이씨의 아버지는 “졸업식 뒤에도 빠지지 않고 매일 학교도서관에 나가고 있다”고 전한다. 이씨는 군생활을 마친 뒤 가장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해 대학강단에 서고 싶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신윤동욱 기자 s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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