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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인터넷이 만든 ‘반체제 중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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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2-28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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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는 많은 반체제 인사가 있다. 그러나 황치(36)는 여느 반체제 인사들과 약간 다르다. 그는 중국 최초의 인터넷 반체제 인사다.

컴퓨터 엔지니어였던 황치는 1999년 ‘64천망(天網)’(www.6-4tianwang.com)이라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64천망’은 곧 사람들의 열렬한 관심을 끌었고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 <중국공안보>가 좋은 사이트로 소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부터 이용자들 가운데 일부가 6·4천안문 사태에 대한 재평가와 이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리펑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처벌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중국 안의 여러 인권침해와 파룬궁 탄압, 위구르인 및 티베트인들의 독립운동 관련 소식도 실리기 시작했다.

천안문 사태 11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해 6월3일 그는 중국 정부에 의해 체포됐다. 국가전복을 꾀하고 소수민족 분리주의자들의 소식을 전함으로써 민족단합을 파괴했다는 혐의였다. 그가 체포된 뒤 사이트의 서버는 미국으로 옮겨져 계속 운영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99년에도 반체제 인사에게 전자메일 주소를 제공한 혐의로 상하이의 한 컴퓨터회사 사장을 처벌한 바 있다.

황치의 변호인은 문제가 된 내용은 황치가 직접 올린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이 게재한 것으로 황치는 사이트 운영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사이트 운영자로 하여금 게재된 내용을 감시하고 정치적으로 민감한 내용은 삭제하도록 의무화했다.

지난 13일부터 쓰촨성의 청두에서 시작된 재판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외신기자와 일반인들은 물론 가족들도 방청할 수 없었다. 황치의 아내 정리는 그동안 한번도 남편을 만날 수가 없었으며 변호사 역시 단 한 차례의 접견만이 허용됐다. 황치는 감옥에서 고문과 구타를 당해 앞이빨이 부러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의 많은 인권단체들은 중국 정부의 태도를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런 비판보다는 내적인 모순에 부닥치고 있다. 근대공업 발전에 뒤진 중국은 정보통신 분야에서 선진국들을 따라잡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자유’가 최대의 특징이자 장점인 인터넷을 통제하면서 과연 정보통신 강국이라는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을 것인가?

김태경 기자/ 한겨레 국제부 gauz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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