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농부로 데뷔한 ‘아마추어 부부’
등록 : 2001-02-28 00:00 수정 :
두쌍의 프로 농민부부가 탄생했다. 지난 2월22일 한국농업전문학교(경기도 화성군 봉담읍 소재) 졸업식에서 큰 박수를 받은 정창원(29·경북 봉화)·박연진(21)씨 부부와 조은산(22)·이원영(29·경기도 화성)씨 부부가 주인공이다(사진 왼쪽부터). 정씨 부부는 과수과 ‘과커플’이고 이씨 부부는 각각 축산과와 특용작물과 출신이다.
농촌진흥청에서 세운 한국농업전문학교는 3년 과정에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하는 일종의 농업사관학교. 학비는 전액 면제이나 수업은 고되다. 특히 2학년 때는 농축산물의 라이프사이클을 익히고 선진농업을 배우기 위해 전 학기 동안 해외에서 현장실습을 해야 한다. 두 부부는 공부하고 일하는 시간을 쪼개 사랑을 키웠고 각각 지난해 2월과 올 1월에 결혼식을 올렸다. 특히 정씨 부부는 학교 재학기간중 아들 원호(1)까지 낳아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둘이 들어가서 셋이 돼 나왔죠. 그렇다고 우리가 공부를 게을리한 건 아닙니다. 원호 엄마는 과 우수생이었거든요.”
두쌍의 농업전문학사 부부는 가업인 농사를 이어받는다. 정씨 부부는 부모가 꾸려오던 과수원에서, 이씨 부부는 부모가 운영하던 목장에서 일을 시작한 뒤 독립할 예정이다. 토목학을 공부한 뒤 직장생활을 하던 정씨는 “희망을 찾기 위해” 농업으로 진로를 바꿨다고 한다. “농업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나라의, 민족의 버팀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1년간 일본에서 실습을 했는데 제대로 투자하면 농업도 생산성이 높다는 걸 알았어요.”
엄격한 기숙사 생활에 신혼재미를 느낄 짬이 없던 정씨 부부는 졸업한 뒤에도 어쩌면 주말부부가 돼야 할지 모른다. 경북 봉화에서는 단감이 자라지 않기 때문에 단감을 전문으로 공부한 박씨의 경우 부모님이 운영하는 경남 창녕의 단감밭으로 왔다갔다 해야 한다. 정씨는 부인 박씨의 ‘단감밭 출장’을 적극적으로 도울 예정이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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