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w.늘푸른마을.com
등록 : 2001-02-21 00:00 수정 :
객지에 살고 있어도 고향 농촌마을의 뉘집 자녀가 결혼하는지, 마을 앞 신작로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 있다. 고향마을 풍경과 온갖 고향 소식들이 사이버공간에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향에서 부친 편지를 받지 않아도 언제든 짙은 향수에 젖어들 수 있는, 행복한 고향을 둔 사람들이 있다. 충남 천안시 성거읍 송남리 늘푸른 마을이 그곳이다. 행복은 여전히 고향을 지키고 있는 이들이 만들어냈다. 이 마을 이장 이재영(45)씨를 비롯한 마을주민들이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이들을 위해 직접 이 마을 홈페이지(
www.songnam.wo.to)를 제작·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고향에 내려오기 어려운 사람들이 많아요. 내 고향은 지금 뭘 하고 있는지, 고향 소식을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많더라고요. 그래서 홈페이지로 알려보자고 생각했죠.”
홈페이지에 올려진 ‘동네소식’ 코너에는 마을총회며 결혼과 상(喪)소식에서부터 식당개업, 농협이사 선거까지 온갖 마을 대소사가 빠짐없이 띄워져 있다. 또 ‘마을행사’ 코너에 사진과 함께 올려진 포도축제, 풍년감사제, 산신제, 대보름놀이 모습은 깊어가는 마을 앞 겨울 저수지와 어울려 고향의 숨결을 생생히 전한다.
대처로 나간 한 고향사람은 이 홈페이지를 보며 향수에 젖는다. 게시판에 소감을 적는 사람도 많다. “마을 홈페이지에 들어와보니 영원한 마음의 고향 내음이 물씬 풍겨옵니다. 어릴 적 마을 이장님 집에 놀러다니던 날을 회상하며 몇자 남깁니다.”
마을 홈페이지는 바깥에 고향소식을 알릴 뿐만 아니라 마을주민들끼리 영농 정보를 나누는 공간이기도 하다. ‘농사꾼 얘기’에서는 포도, 배, 밤 등 마을 특산품에 대한 농사 정보를 서로 나누고 있다. 이씨는 “홈페이지에 들어오면 우리 마을 주소득원인 포도재배 농가들과 직거래할 수도 있다”며 “앞으로 포도 전자상거래 사이트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을 홈페이지가 구축되면서 인터넷에 대한 마을사람들의 관심도 부쩍 커졌다. 20여 가구는 아예 인터넷 초고속전용선까지 깔았다. 농촌의 ‘정보화 마인드’ 확산에 이 홈페이지가 톡톡히 구실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씨는 “홈페이지 주소를 알린 뒤로 마을의 큰 행사나 애경사가 생겼을 때마다 객지에 나가 있는 사람들이 하루에 수십명씩 들어와 고향소식을 접하고 있다”며 흐뭇해 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