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여교사 사태 진상규명 요구하는 ‘교육과 시민사회’ 윤지희 대표…“양해하고 끝난 일을 언론이 도발… 전문성 없는 교육활동도 교권인가”
▣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5월18일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이른바 ‘무릎 꿇은 여교사 사태’가 교사 집단과 교육당국을 한 축으로 하고, 학부모를 다른 한 축으로 하는 집단 간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청주시교육청과 충북교원단체총연합(교총)이 23일 학부모 2명을 청주지검에 고발하자, 학부모 단체들은 고발 취소와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합동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기자회견을 통해 성명을 낸 4개 학부모 단체 가운데 한 곳인 ‘교육과 시민사회’의 윤지희 공동대표를 26일 오후 만났다.
윤 대표는 인터뷰에서 언론의 선정적인 보도가 이 문제를 집단 간의 감정 싸움으로 만든 측면이 크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사태의 책임을 져야 할 각 교육주체들이 자신들의 잘못은 덮어준 채 학부모 개인에게 책임을 모두 미루고 있다”면서 “학교 안에서 교육주체들 사이에 일어나는 크고 작은 갈등과 분쟁을 조사하고 판단할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주체와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성문을 100번씩 쓰게 한 여교사 학부모들의 처사가 심했다는 여론이 높다. 학부모 단체가 전면에 나서면서 갈등이 점점 더 커지는 양상인 것 같다. = 교사가 정당한 교육활동을 했는데 학부모가 부당한 문제제기를 했고 교사가 그 압력에 굴복했다고 한다면 학부모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사안은 그런 것이 아니다. 학부모들의 항의는 부당하지 않았다. 3교대 급식을 하면서 열 살도 안 된 아이들에게 15분 동안 밥을 먹도록 하고 그렇게 못하면 벌로 청소를 하게 했다. 그것도 모자라 ‘잘못했습니다’라는 반성문을 50번, 100번씩 쓰게 하면서 방과후 특기적성 교육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지도 방식이 교육적으로 타당한가. 교사에게 분명히 잘못이 있었던 것이다. 문제를 제기한 학부모는 아이가 그런 급식지도 때문에 만날 체하고 토하는 것을 3개월 동안 봐왔다고 한다. 그렇다고 교사에게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게 하는 방식은 교육적인 것으로 볼 수 있는가. 그것 역시 비교육적인 처사가 아닌가 하는 견해도 많다. = 이번 사태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무릎을 꿇었다’는 것이다. 나머지는 모두 생략됐다. 오늘 아침에도 교총과 인터뷰를 하고 교육부의 담당 과장과 대화했지만, “지역 교육청에서 (고발) 철회 의사를 밝힌다 해도 동의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교원단체도 집단적으로 흥분하고, 교육부 역시 ‘용납할 수 없다’는 식으로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런데 전체적인 사건 진행 과정을 좀더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급식만 문제가 됐던 것은 아니다. 운동회를 할 때 아이가 크게 잘못한 것도 없는데 뺨을 심하게 때린 사실도 있다. 아이들이 평소 ‘우리 선생님은 스트레스 풀러 학교에 온다’고 말할 정도로 교사를 무서워했다고 한다. 명백하게 문제가 있는 교육지도에 대해 학부모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또 문제가 됐던 무릎을 꿇은 부분에 대해서는 무릎을 꿇으라고 학부모들이 강요한 바가 없다. 첫날은 교사가 허락한 상태에서 교사의 자택을 방문했다가 집 안에 들어가지 않고 주차장에서 얘기하다 고성이 오간 것이고, 둘쨋날에 학교로 찾아갔는데 교장 선생님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교사가 스스로 무릎을 꿇은 것이다. 그리고 얘기가 다 끝난 뒤 교사와 학부모들이 ‘서로 잘해보자’는 얘기도 하고 악수까지 한 사실이 있다. 선생님도 그 만남 이후 아이들에게 ‘앞으로는 너희한테 심하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아이들도 그 얘기를 듣고 좋아했다는 얘기도 나왔다고 한다. 방송 기자에게는 보도하지 말아달라는 부탁까지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을 보도한 방송을 보면 그런 정황들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무릎을 꿇었다는 사실만 극적으로 부각시켰다. 교원단체는 천박하게 교권 해석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깨고 보도하면서 사건의 일부만 보도했다는 것인가. = 그렇다. 선정적인 보도였다. 교육부에서는 이 사건이 텔레비전을 통해 전국으로 방영됐기 때문에 학부모들을 용서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전국적인 사안이 됐기 때문에 무너진 교사의 자존심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당국의 강경 대응은 이런 교육부의 상황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충북 교육감이 22일 사과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분위기였는데 그 다음날 바로 검찰에 고발한 것도 교육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고 본다. 교육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부모들이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면 바로 고소·고발하고 학교장이 이를 은폐하면 엄벌한다는 것을 무슨 대책이라면서 내놓고 있다. 교육주체들 사이에 쉽게 고소·고발하고 거기에 대해 또 맞고소하고 하는 것이 교육적인 대처인지 정말 이해가 안 된다. 급식을 3교대로 하는 학교가 많은가. 그렇다면 다른 학교에서도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 아닌가. = 우리 아이도 고등학교 1학년인데 3교대로 먹는다. 식사시간이 밥만 먹는 시간은 아닌데도 아이들이 친구와 얘기하면서 밥을 먹지도 못한다. 고등학교에서는 3학년들을 배려한다고 가장 먼저 먹게 한다. 첫 번째로 먹는 학생들은 약간 여유가 있지만, 제일 마지막에 먹는 1학년 학생들은 전쟁통에 밥 먹는 것처럼 10분 동안 ‘처리’해야 한다. 고등학생이 이 정도인데 행동도 굼뜰 수밖에 없는 초등학교 저학년들에게 3교대로 급식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항의한 학부모의 아이는 평소에 안 먹던 마늘종을 빨리 먹다가 제대로 씹지 못했고, 나중에 토할 때 씹지 못한 마늘종이 그냥 나오는 걸 보고 학부모가 흥분하게 됐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는 것은 교육당국의 몫인데도 이런 문제는 논의되지 않고 무조건 학부모들의 책임으로만 몰아가고 있다. 아이가 그동안 당한 고통도 모자라서 학부모에게까지 공권력이 또 한 번 고통을 줘야 하나. 이번 사태에서도 ‘교권’ 개념에 대한 서로 다른 판단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 교권이 무너진다는 보도가 요즘처럼 많이 나오는 때도 없는 것 같다. = 부모로서는 제대로 된 교육을 해달라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이고, 교사는 교육적 전문성을 통해 불공정한 간섭을 받지 않으면서 교육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교사는 자율적 전문성을 가지는 전문직이다. 그런데 교육적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은 교육활동에 대해서까지 교권이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교권 개념의 남용이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 밥을 제시간에 못 먹는다고 반성문을 쓰게 하는 것을 두고 교원단체에서는 열심히 교육하는 과정이었다고 얘기하는데, 그런 식으로 교권이 기준도 없이 무제한으로 보장되는 것으로 본다면 교원단체는 아주 천박하게 교권을 해석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교육당국은 제 식구 감싸기 그만둬라 ‘교육적 전문성’이라는 것이 말은 좋지만 현실에 적용할 때 명확한 기준을 세울 수 없을 경우가 많은데. = 그래서 그에 대한 대화와 소통이 학부모와 교사 사이에 끊임없이 이뤄져야 한다. 교사 판단으로는 올바른 지도방법이라고 하더라도 학부모들이 볼 때 아닌 것이 있을 수 있다.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되면 방침을 재고해달라고 하는 것이 학부모의 교육참여권이다.
학생에게도 보호받아야 할 인권과 전문적인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 교육의 각 주체들이 가진 이런 권리들은 배타적으로 다뤄져서는 안 된다. 근본적으로는 이런 권리와 가치들이 충돌했을 때 의견을 개진하고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보는가.
= 사소한 것 같지만 일상적인 차원에서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소통하는 기회가 많아야 한다. 가정통신문은 보통 학교 행사를 알리는 용도로만 쓰이고 있지만, 사실은 선생님과 학부모들의 의사소통 수단이 돼야 한다. 요즘에는 이메일을 다 쓰니까 그것을 통해 교사와 학부모가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선생님과 대화를 많이 하게 되면 불미스러운 일이 있어도 상대방을 먼저 이해하려는 마음이 생기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런 정보가 없을 때 학부모는 아이 상태만 보고 문제를 판단하게 된다. 제도적으로는 교육 현장의 갈등과 분쟁을 다루는 ‘교육분쟁조정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야 한다. 교육분쟁을 사법적 쟁송을 통해 해결하는 것은 비교육적이다. 교사든, 학생이든, 학부모든 문제가 생길 때 이곳에 제소해 객관적인 조사가 이뤄지도록 해 피해가 있다면 신속하고 간소한 방식으로 구제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절차를 마련하지 않고 문제만 생기면 형사사건으로 간주해 고소·고발을 일삼는 것은 전혀 교육적이지 않다. 또 ‘교육당국은 교사 편’이라는 인식이 사라지도록 교육당국이 노력해야 한다. 학부모들이 교육청에 민원을 넣더라도 교육청이 감사 과정에서 교사들 편에 선다면 결국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학부모들은 결국 ‘민원 내봤더니 나한테만 불이익이 돌아오더라’고 포기해버린다. 그런 조사를 담당할 객관적이고 독립적인 단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교육이 부실한 원인 가운데 하나는 교원의 자질이나 수준 문제인데, 자질이나 자격이 현저히 떨어지는 교사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평가가 없다는 점이다. 처음으로 초등학교에 아이를 보내는 학부모들은 좋은 교사를 만나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아이가 받는 교육이 천지차이라는 인식이 많다.
=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져야 할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여론이 높을 것으로 본다. 특히 학부모의 처지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전에 실시되던 근무평정 제도는 교장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평가한데다 공개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객관성과 공정성을 의심받아왔다. 교원평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고 현재 시범 실시 중이지만, 교원단체들에서는 학생과 학부모가 평가의 주체로 참여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교조 역시 현 집행부의 입장은 전면 도입될 경우 거부 투쟁을 벌인다는 것이어서 도입 여부가 불투명하다.
중립적 교육분쟁 조정 제도 마련해야
교육당국과 교원단체가 고발을 취소하지 않는다면 형사사건이 계속 진행될 텐데 학부모 단체들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 고발당한 학부모는 현재 몹쓸 학부모의 표본처럼 매도되는 상황 때문에 실신해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교육당국과 교사를 고소·고발하고 싶지만, 그렇게 한다면 우리도 교육당국과 똑같아지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으려 한다. 책임 있는 당국과 교원단체라면 고발을 취소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교육부는 비교육적 대책을 당장 거둬야 한다. 또 형사사건과는 별개로 이런 사건이 계속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게 우리의 주장이다. 교육주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협의해야 한다. 학교는 작은 사회이기 때문에 교육주체들 사이에 갈등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요즘에는 교사 사이에도 갈등이 많이 생기지 않나. 이러저러한 사건들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또 균형감 있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5월18일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이른바 ‘무릎 꿇은 여교사 사태’가 교사 집단과 교육당국을 한 축으로 하고, 학부모를 다른 한 축으로 하는 집단 간 갈등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청주시교육청과 충북교원단체총연합(교총)이 23일 학부모 2명을 청주지검에 고발하자, 학부모 단체들은 고발 취소와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합동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기자회견을 통해 성명을 낸 4개 학부모 단체 가운데 한 곳인 ‘교육과 시민사회’의 윤지희 공동대표를 26일 오후 만났다.

반성문을 100번씩 쓰게 한 여교사 학부모들의 처사가 심했다는 여론이 높다. 학부모 단체가 전면에 나서면서 갈등이 점점 더 커지는 양상인 것 같다. = 교사가 정당한 교육활동을 했는데 학부모가 부당한 문제제기를 했고 교사가 그 압력에 굴복했다고 한다면 학부모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 그런데 이번 사안은 그런 것이 아니다. 학부모들의 항의는 부당하지 않았다. 3교대 급식을 하면서 열 살도 안 된 아이들에게 15분 동안 밥을 먹도록 하고 그렇게 못하면 벌로 청소를 하게 했다. 그것도 모자라 ‘잘못했습니다’라는 반성문을 50번, 100번씩 쓰게 하면서 방과후 특기적성 교육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지도 방식이 교육적으로 타당한가. 교사에게 분명히 잘못이 있었던 것이다. 문제를 제기한 학부모는 아이가 그런 급식지도 때문에 만날 체하고 토하는 것을 3개월 동안 봐왔다고 한다. 그렇다고 교사에게 학부모들 앞에서 무릎을 꿇게 하는 방식은 교육적인 것으로 볼 수 있는가. 그것 역시 비교육적인 처사가 아닌가 하는 견해도 많다. = 이번 사태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무릎을 꿇었다’는 것이다. 나머지는 모두 생략됐다. 오늘 아침에도 교총과 인터뷰를 하고 교육부의 담당 과장과 대화했지만, “지역 교육청에서 (고발) 철회 의사를 밝힌다 해도 동의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교원단체도 집단적으로 흥분하고, 교육부 역시 ‘용납할 수 없다’는 식으로 감정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런데 전체적인 사건 진행 과정을 좀더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 급식만 문제가 됐던 것은 아니다. 운동회를 할 때 아이가 크게 잘못한 것도 없는데 뺨을 심하게 때린 사실도 있다. 아이들이 평소 ‘우리 선생님은 스트레스 풀러 학교에 온다’고 말할 정도로 교사를 무서워했다고 한다. 명백하게 문제가 있는 교육지도에 대해 학부모들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또 문제가 됐던 무릎을 꿇은 부분에 대해서는 무릎을 꿇으라고 학부모들이 강요한 바가 없다. 첫날은 교사가 허락한 상태에서 교사의 자택을 방문했다가 집 안에 들어가지 않고 주차장에서 얘기하다 고성이 오간 것이고, 둘쨋날에 학교로 찾아갔는데 교장 선생님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교사가 스스로 무릎을 꿇은 것이다. 그리고 얘기가 다 끝난 뒤 교사와 학부모들이 ‘서로 잘해보자’는 얘기도 하고 악수까지 한 사실이 있다. 선생님도 그 만남 이후 아이들에게 ‘앞으로는 너희한테 심하게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아이들도 그 얘기를 듣고 좋아했다는 얘기도 나왔다고 한다. 방송 기자에게는 보도하지 말아달라는 부탁까지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을 보도한 방송을 보면 그런 정황들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무릎을 꿇었다는 사실만 극적으로 부각시켰다. 교원단체는 천박하게 교권 해석 보도를 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깨고 보도하면서 사건의 일부만 보도했다는 것인가. = 그렇다. 선정적인 보도였다. 교육부에서는 이 사건이 텔레비전을 통해 전국으로 방영됐기 때문에 학부모들을 용서할 수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전국적인 사안이 됐기 때문에 무너진 교사의 자존심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교육당국의 강경 대응은 이런 교육부의 상황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충북 교육감이 22일 사과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되는 분위기였는데 그 다음날 바로 검찰에 고발한 것도 교육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고 본다. 교육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부모들이 폭언과 폭력을 행사하면 바로 고소·고발하고 학교장이 이를 은폐하면 엄벌한다는 것을 무슨 대책이라면서 내놓고 있다. 교육주체들 사이에 쉽게 고소·고발하고 거기에 대해 또 맞고소하고 하는 것이 교육적인 대처인지 정말 이해가 안 된다. 급식을 3교대로 하는 학교가 많은가. 그렇다면 다른 학교에서도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것 아닌가. = 우리 아이도 고등학교 1학년인데 3교대로 먹는다. 식사시간이 밥만 먹는 시간은 아닌데도 아이들이 친구와 얘기하면서 밥을 먹지도 못한다. 고등학교에서는 3학년들을 배려한다고 가장 먼저 먹게 한다. 첫 번째로 먹는 학생들은 약간 여유가 있지만, 제일 마지막에 먹는 1학년 학생들은 전쟁통에 밥 먹는 것처럼 10분 동안 ‘처리’해야 한다. 고등학생이 이 정도인데 행동도 굼뜰 수밖에 없는 초등학교 저학년들에게 3교대로 급식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항의한 학부모의 아이는 평소에 안 먹던 마늘종을 빨리 먹다가 제대로 씹지 못했고, 나중에 토할 때 씹지 못한 마늘종이 그냥 나오는 걸 보고 학부모가 흥분하게 됐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는 것은 교육당국의 몫인데도 이런 문제는 논의되지 않고 무조건 학부모들의 책임으로만 몰아가고 있다. 아이가 그동안 당한 고통도 모자라서 학부모에게까지 공권력이 또 한 번 고통을 줘야 하나. 이번 사태에서도 ‘교권’ 개념에 대한 서로 다른 판단이 문제가 되는 것 같다. 교권이 무너진다는 보도가 요즘처럼 많이 나오는 때도 없는 것 같다. = 부모로서는 제대로 된 교육을 해달라고 아이를 학교에 보내는 것이고, 교사는 교육적 전문성을 통해 불공정한 간섭을 받지 않으면서 교육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교사는 자율적 전문성을 가지는 전문직이다. 그런데 교육적 전문성이 담보되지 않은 교육활동에 대해서까지 교권이라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교권 개념의 남용이라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 밥을 제시간에 못 먹는다고 반성문을 쓰게 하는 것을 두고 교원단체에서는 열심히 교육하는 과정이었다고 얘기하는데, 그런 식으로 교권이 기준도 없이 무제한으로 보장되는 것으로 본다면 교원단체는 아주 천박하게 교권을 해석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교육당국은 제 식구 감싸기 그만둬라 ‘교육적 전문성’이라는 것이 말은 좋지만 현실에 적용할 때 명확한 기준을 세울 수 없을 경우가 많은데. = 그래서 그에 대한 대화와 소통이 학부모와 교사 사이에 끊임없이 이뤄져야 한다. 교사 판단으로는 올바른 지도방법이라고 하더라도 학부모들이 볼 때 아닌 것이 있을 수 있다. 아이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되면 방침을 재고해달라고 하는 것이 학부모의 교육참여권이다.

교육당국과 교사의 문제는 그대로 둔 채 학부모에게만 그 책임을 전가하려는 움직임에 저항하는 학부모 단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사진/ 연합 김준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