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후보에 대한 조직적 지원 선언한 전공노 권승복 위원장 …“고위 장·차관급 공무원들은 어느때라도 뛰어드는데 우린 왜 안되나”
▣ 김창석 기자 kimcs@hani.co.kr
▣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5·31 지방선거에서 또 하나의 변수는 14만여 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의 움직임이다. 전공노는 민주노동당 후보에 대한 조직적인 지지와 지원 방침을 밝혔다. 공무원노조특별법이 노동3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등 국제 기준에 미달하고 노조활동의 자유를 크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법외 노조로 남아 있는 전공노는 최근 노동운동의 지형마저 바꾸고 있다. 지난달 전공노가 민주노총에 가입함으로써 민주노총은 조합원 수가 80만여 명으로 늘면서 제1노총의 지위를 획득했다. 전공노는 민주노총 안에서도 금속산업연맹(15만여 명)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한겨레21>은 5월12일 오후 4시 전공노 권승복 위원장을 만나 선거를 비롯한 현안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권 위원장은 1976년 11월 원주시청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들어왔다가 2004년 12월 구속된 상태에서 파면될 때까지 공직에 몸담았다. 99년 원주시청 직장협의회 회장이 되면서 공무원 노조운동의 길에 접어든 그는 지난 3월 제3대 전공노 위원장에 취임했다. 전공노 출신 후보자 6명 출마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들에 대해 조직적 지원을 벌이겠다고 선언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조합원들이 선거 현장에서 일하니까 우리 노조가 특별 취급을 받는 것 같다. 그런데 공무원 노조도 정치 조직이 아닌 노조로 존재한다. 지금까지 당사자들의 요구가 철저하게 배제되는 현실에서 우리 목소리를 반영하는 의회정치에서의 세력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느꼈다.
선거는 우리 요구를 알리고 조합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다. 특히 이번 선거에 공무원 노조 출신 후보자 6명이 출마한다. 이들은 모두 공직사회 현장에 있었던 분들이다. 의회와 행정 활동의 노하우를 지닌 후보들이니만큼 지역주민들이 지지할 것으로 생각한다.
“업무적으로 중립을 지키면서 사상·양심적으로 지지하는 후보를 지원할 수 있다”는 것이 가능한가. 말은 그럴듯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거나 불가능하다는 견해도 있다.
=공무원도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동일하게 부여받는 시민이다. 그런데 아무런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는 하위직 공무원에게만 이런저런 이유를 들어 갖은 악법을 동원해 정치적 자유를 억압한다. 실제로 선거에 절대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고위 장·차관급 공무원들과 대학교수 등은 임기 중 어느 때라도 선거에 뛰어들어 국민들에게 형평성 문제에 대해 이의를 제기받는 게 우리 정치 현실이다. 그들과 하위직 공무원의 영향력을 비교할 수 있나. 하위직 공무원들에 대한 정치적 자유 문제는 단순히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보다는 천부적인 인권 문제이자 이 사회의 민주주의 척도라고 본다. 지원활동뿐만 아니라 낙선운동도 벌일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장이면서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재판을 받는 후보 등 공무원 노조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후보에 대해서는 법에 저촉되지 않은 범위 안에서 낙선운동도 벌여야 하지 않겠나. 실정법 테두리 안에서 벌일 수 있는 지원활동은 이미 하고 있다. 7대 정책 요구안을 발표했고, 각 후보에 대한 정책질의서를 보내고 있다. 선거 이후에도 수년 동안 지속해온 단체장의 업무추진비 공개 청구, 주민감사 청구, 부정부패 감시 활동, 선심성 행정으로 인한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행자부의 ‘설득전담반’은 구시대적 행태
행정자치부가 ‘불법단체 합법노조 전환(자진탈퇴) 추진 지침’을 통해 전공노 산하 지부 노조들에 합법화 압력을 넣고 있는데.
= 노조설립 신고 여부는 노조 운영에 관한 것이고, 전적으로 노조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문제다. 노조 탈퇴 역시 조합원이 판단할 문제다. 사용자 지위에 있는 정부가 설립 신고와 노조 탈퇴를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부당 노동행위다. 공무원이라고 해서 부당한 명령에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공무원 노조 산하 본부와 지부들은 부당한 명령을 거부하고 싸우는 것이다. 행자부가 교부세를 빌미로 지자체에 법적 구속력이 없는 지침을 이행하라고 강요하는 건 지방자치제의 침해이자 과도한 월권이다. 대다수 지자체들도 교부세 때문에 행자부 눈치를 보지만 이번 지침이 반인권적이고 비상식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행자부는 ‘설득전담반’ ‘책임담당관’을 두면서 밀어붙이고 있다. 구시대적 행태다. ‘탄압백서’를 만들어 역사에 남길 계획이다.
공무원노조특별법을 거부하는 입장은 변함이 없나. 활동에 상당한 제약이 있는 법외 노조로 남아 활동할 것인가.
=특별법은 노조활동을 보장하는 법이 아니라 탄압하고 통제하기 위한 법이다. 현행 체계에서 설립 신고를 하려면 수만 명의 조합원들을 배제하고 가야 한다. 설사 설립 신고를 하더라도 현재의 법 체계에서 단체교섭할 수 있는 사항은 매우 제한된다. 지난 수년간 공무원 노조는 인사비리·수의계약 체결 금지 등 공직사회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단체협약을 이끌어내왔다. 하지만 특별법 체계에서 그에 대한 단체교섭을 요구해도 단체장이 거부하면 그만이다. 사용자의 부당 노동행위에 대해 구제 신청을 해서 구제 명령을 받더라도 사용자가 안 따르면 그만인 것이 현재의 특별법이다. 공무원 노조의 활동이 완전히 보장돼야 공직사회 개혁과 부정부패 척결을 위한 활동을 제대로 벌일 수 있다. 우리는 충분히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
지부 가운데 합법 노조를 추진하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도부의 법외 노조 고수 방침에 반기를 드는 지부들이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공무원 사회 안에 다양한 의견들이 존재하고 표출된다는 것이 공무원 사회의 변화를 뜻한다. 한편으로는 악법도 법이라는 생각 속에 수십 년을 근무해온 대다수 조합원들에게 특별법을 거부한다는 생각조차 버거울 수 있고, 행자부가 징계 운운하며 협박을 서슴지 않는 현실에서 다양한 대응 양태들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몇몇 지부에서 조합원 찬반 투표까지 했지만, 아직 합법 노조로 전환된 곳은 없다. 충분한 내부 토론을 벌여 민주노조를 끝까지 지킬 것이다. 조합원 대부분은 이 길이 옳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탄압에도 흔들림이 없다고 자신한다.
내부 자정운동은 공무원노조의 성과
공직사회의 부정부패 척결과 투명성 강화 등은 공무원 노조의 주요 활동 내용이었는데 얼마나 진전됐다고 생각하나. 공무원 노조가 있음에도 별다른 진전이 없다는 시각도 있다.
=공무원 노조 초기부터 꾸준히 진행해온 사업이 명절에 촌지와 떡값을 안 받는 운동이었다. 이제 명절 촌지 풍토는 많이 사라졌다고 자평한다. 지난 4년여 동안 공무원 노조는 공무원 노조 창립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 지역언론과의 유착 관계였던 계도지예산 폐지운동, 기자실 폐쇄, 브리핑룸 설치, 기관장 뇌물청탁·인사비리 척결, 건축인·허가 비리 척결, 명절 기간 금품수수 근절운동 등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내부의 치부를 도려내는 활동을 전개했다. 민선 지자체 이후 가장 문제가 된 인사 관련 뇌물청탁 문제에 대해서도 기관별로 투명한 인사제도가 도입되고, 문제 인사의 퇴진운동이 전개되는 등 내부의 자정운동이 가능하게 된 것도 공무원 노조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5·31 지방선거에서 또 하나의 변수는 14만여 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는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의 움직임이다. 전공노는 민주노동당 후보에 대한 조직적인 지지와 지원 방침을 밝혔다. 공무원노조특별법이 노동3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않는 등 국제 기준에 미달하고 노조활동의 자유를 크게 제한한다는 이유로 법외 노조로 남아 있는 전공노는 최근 노동운동의 지형마저 바꾸고 있다. 지난달 전공노가 민주노총에 가입함으로써 민주노총은 조합원 수가 80만여 명으로 늘면서 제1노총의 지위를 획득했다. 전공노는 민주노총 안에서도 금속산업연맹(15만여 명)에 이어 두 번째로 규모가 크다. <한겨레21>은 5월12일 오후 4시 전공노 권승복 위원장을 만나 선거를 비롯한 현안에 대한 견해를 들었다. 권 위원장은 1976년 11월 원주시청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들어왔다가 2004년 12월 구속된 상태에서 파면될 때까지 공직에 몸담았다. 99년 원주시청 직장협의회 회장이 되면서 공무원 노조운동의 길에 접어든 그는 지난 3월 제3대 전공노 위원장에 취임했다. 전공노 출신 후보자 6명 출마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 후보들에 대해 조직적 지원을 벌이겠다고 선언해 논란이 되고 있는데. =조합원들이 선거 현장에서 일하니까 우리 노조가 특별 취급을 받는 것 같다. 그런데 공무원 노조도 정치 조직이 아닌 노조로 존재한다. 지금까지 당사자들의 요구가 철저하게 배제되는 현실에서 우리 목소리를 반영하는 의회정치에서의 세력화가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느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