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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외모 콤플렉스 뿌리 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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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2-06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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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몸매를 지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춘기 여성들이 자신이 너무 뚱뚱하다거나 못생긴 외모를 가지고 있다는 콤플렉스에 빠져 있어요.”

‘현실요법을 적용한 집단상담프로그램이 사춘기 여성의 신체상과 우울에 미치는 효과’. 제목은 길지만, 서울 영동여고 정영남(42·여) 교사의 고려대 대학원 박사학위논문은 간호학적으로 접근한 외모 콤플렉스 극복 프로그램이다. 청소년의 신체상(Body Image)을 다룬 기존 연구들이 마음을 고쳐먹도록 심리치료를 강조한 것과 달리 이 프로그램은 현실에서의 구체적인 행동에 초점을 두고 있다. 신체와 관련된 일을 직접 겪으면서 외모에 대한 만족감을 터득하는 길을 알려주는 것이다.

논문에서 소개되는 프로그램은 자기 몸의 장점을 발표하는 것에서부터 패션쇼에 모델로 참여하기, 이상적이지 않은 외모를 지니고서도 성공한 여성 사례발표, 안티 미스코리아대회 비디오 시청 등 다양하다.

현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경험을 통해 날씬하고 마른 몸매에 대한 환상을 떨칠 수 있고 ‘강박적으로’ 갖고 있는 아름다움의 가치와 기준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가 여고 1년생 60여명을 이 프로그램에 참여시킨 결과, 참가하지 않은 그룹보다 신체에 대한 만족감이 눈에 띄게 높아졌고 외모로 인한 우울도 상당히 낮게 측정됐다. 얼굴이 까무잡잡해 놀림을 받아왔던 한 학생은 “이제는 그것이 ‘섹시’하다는 것을 알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논문 주제는 한국 여성의 외모에 대한 ‘과잉’ 콤플렉스에서 착안했다. 간호학적으로 대부분의 한국 여성들이 세계보건기구 기준의 정상 신체를 갖고 있음에도 텔레비전 등에 비친 미적 잣대 탓에 사회심리학적으로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체중을 키로 두번 나눈 값을 따져 정상몸매 기준을 정하고 있다. 예컨대 70kg에 170cm일 경우 70 나누기 1.7을 한 다음 이를 다시 1.7로 나눈 값이 18∼23까지이면 정상, 18 이하는 저체중, 23 이상은 과체중이 된다.

“사춘기 여성의 지나친 다이어트와 외모 콤플렉스는 건강을 위협할 뿐 아니라 사회적, 정신적 장애를 낳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외모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길러주는 데 제 논문이 많이 활용됐으면 합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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