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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이야기

중국 송환을 피할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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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1-01-30 00:00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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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건국이래 최대의 밀수사건인 ‘샤먼 밀수사건’의 주범이었던 라이창싱(46)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기를 쓰고 있다.

라이창싱은 10년 전 위안화그룹을 만든 뒤 중국 푸젠성의 경제특구이자 항구도시인 샤먼을 중심으로 밀수를 통해 엄청난 돈을 벌었다. 그는 석유·자동차·반도체 등 64억달러의 밀수를 했으며 이 과정에서 지방관리는 물론 중앙정부의 정·관·군의 요직자들에게 뇌물을 바치고 성 상납을 했다. 결국 이 사건으로 14명이 사형을 선고받았다.

라이창싱은 평소 매수를 해놓았던 공안국 간부로부터 수사 착수 사실을 귀띔받고 1999년 8월 캐나다로 달아났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밀입국 혐의로 체포됐다. 따라서 밀입국 혐의가 확정돼 중국으로 송환될 경우, 라이창싱은 사형을 면할 수 없다.

라이창싱은 자신이 정치범이라며 캐나다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또 밴쿠버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지내는 대신 이에 매달 소요되는 비용 5만3천달러를 직접 부담하겠다고 청원했다.

한 보안전문가는 법정에서 라이창싱의 호화 아파트를 감옥으로 개조하는 데 1만달러면 충분하다며, 감시 카메라와 금속탐지기 및 특수열쇠 등을 설치하고 철야 감시원을 배치하면 한달에 5만3천달러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증언했다. 물론 이 보안전문가는 법정에서 라이창싱을 위해 증언을 해주기 위해 고용된 사람이다.

그러나 캐나다 정부는 회의적이다. 밀수 사건으로 도피한 만큼 정치적 망명 대상자가 아니며, 가택연금 기간에 다시 달아날 것이 거의 분명하기 때문이다. 가난한 사람은 차가운 감방에서 지내는데 부자라고 호화 아파트에서 수형생활을 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난다는 비판도 강하다.

김태경 기자/ 한겨레 국제부gauza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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